4개 항만공사 노동조합,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의 항만공사 통합 관련 발언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문
사실과 다르거나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내용을 하나씩 짚어 바로잡기 위한 목적
▲ 항만공사 통합 관련 발언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에 참석한 지역별 항만공사 노조 [출처=인천항만공사]
4개 항만공사 노동조합은 2026년 9월17일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의 발언 가운데 사실과 다르거나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내용을 하나씩 짚어 바로잡고 항만공사 통합의 실체를 국민께 정확히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허장 차관은 9월7일 「KTV 팩트방앗간」, 9월 8일 「굿모닝 MBN」에 출해 공공기관 기능개혁을 설명하며 4개 항만공사 통합의 필요성과 추진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반박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반박 1. 항만공사 통합이 지역균형발전과 효율적인 통합에 도움이 된다?
“지역균형발전과 전국의 효율적인 통합을 위해서 인프라 주로 전국의 인프라를 강화하고자 하는데 여기에는 항만, 공항, 철도 세가지가 다 들어가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코레일과 SRT의 통합, 항만공사의 통합, 공항공사의 기능개편 이게 여기에 해당하게 됩니다.(KTV)”
“공공부문의 핵심 기능을 재정립하고 이러한 국가경쟁력 제고와 양극화, 지역경제발전에 공공부문이 기여할 수 있도록(MBN)”
□ 항만공사 통합은 지역균형발전이 아니라 지역의 권한을 빼앗는 중앙집중화다.
ㅇ 항만공사 제도는 중앙집중적 항만관리에서 벗어나 항만별 자율성과 전문성, 지역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무현 정부에서 도입된 지역 분권형 운영체계(PA*, Port Authority)이다. 지역균형발전이 목표라면 지역에 분산된 경영·투자·의사결정 권한을 하나의 기관으로 집중시키는 것이 ‘지역균형발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해야 된다.
이미 4개 항만공사는 동남권(부산, 울산), 호남권(여수·광양), 수도권(인천)에 위치하여 각 지역의 중요 성장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 PA(Port Authority)란? 국제적으로 확립된 항만 관리·운영 주체의 개념으로 ‘항만회사(Port Corporation)’를 넘어 일정한 항만구역을 기반으로 개발·관리·운영·임대·마케팅·투자 등을 수행하면서 해당 항만의 경쟁력을 책임지는 독립적인 관리주체라는 의미
□ 항만공사의 핵심은 지역별 독립성과 책임경영이다.
ㅇ 「항만공사법」은 항만별 자율성과 책임경영이 항만공사 제도의 기본구조다. 그런 점에서 하나의 기관이 주요 정책과 의사결정을 통합하는 ‘한국항만공사’ 체제는 지역 분권형 항만공사 제도의 취지와 충돌한다.
ㅇ 무엇보다 항만은 스스로 기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거점 경제권의 산업과 연계해 성장하는 산업거점이다. 부산은 컨테이너·환적, 울산은 액체화물·에너지, 광양은 벌크·철강원료, 인천은 수도권 관문·대중국 교역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이처럼 항만마다 취급화물과 고객, 배후산업과 경쟁시장이 달라 각기 다른 역할과 시장을 가진 ‘이종(異種)사업자’이다.
ㅇ 따라서 각 항만을 단순히 ‘기능이 같다’거나 ‘과당경쟁을 한다’는 이유로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하는 것은 항만산업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 국내 항만이 경쟁해야 할 상대는 서로가 아니라 상하이·싱가포르·로테르담 등 세계 주요 항만이다
▲ 항만공사 통합 관련 발언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에 참석한 지역별 항만공사 노조 [출처=인천항만공사]
반박 2. 항만공사 통합이 미래 항만 생산성을 높이고 공공부문 비용 억제?
“일단 비용에 대한 절감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면 이것은 공공부문의 역할을 약화시키거나, 단지 합리화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미래에 대비를 위해서 전략적으로 공공부문의 자원을 재배치하고 재정비하고 그리고 미래를 향해서 공공부문의 관성적 팽창을 억제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도입하는 거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크지 않지만은 미래에 있어서는 공공부문 생산성을 높인다거나 아니면 공공부문의 관성적인 비용 증가 추세를 억제에는 굉장히 효과적인 개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TV)”
□ 정부 스스로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고 인정했다.
ㅇ 이는 2011년 정부 연구에서 4개 항만공사 통합에 따른 연간 절감효과를 약 50억 원으로 분석하면서 그 효과가 “매우 미미하다”다는 평가와도 일치한다. 2011년과 현재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4개 항만공사 예산 3조 1,594억 원*과 비교하면 약 0.2% 수준에 불과하다.
* (2026년 예산액) 부산 1조 9,032억 / 인천 6,816억 / 여수 3,715억 / 울산 2,031억
ㅇ 더 중요한 것은 금액 자체가 아니다. 당시 정부 연구는 통합할 경우 유사 공공기관 대비 오히려 효율성이 낮아지고 기존 항만공사의 높은 운영 성과마저 하향 평준화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또한, 국가 단위로 항만공사제를 운영하거나 지리적으로 분산되고 거점 경제권이 다른 항만을 통합한 해외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ㅇ 그런데 정부는 이러한 과거 연구결과를 뒤집을 새로운 분석이나 근거 없이 ‘미래의 생산성 향상과 비용 증가 억제’라는 장밋빛 기대효과만 이야기하고 있다.
□ 통합부터 결정하고 효과는 나중에 찾는 ‘선통합·후검증’ 정책이다.
ㅇ 언론보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9월 3일 통합을 발표한 뒤 다음 날에야 편익 분석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전형적인 거꾸로 된 정책이다. 대한민국 항만 운영체계를 바꾸는 중대한 정책을 ‘국제 항만 경쟁력 제고’라는 9글자의 추상적인 목표만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 무엇이 얼마나 좋아지는지 검증되지 않은 기대효과는 통합의 근거가 될 수 없다.
□ 또한, 항만공사는 기관 운영을 국가재정에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다.
ㅇ 항만공사는 항만시설 사용료와 임대료 등 자체수입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독립채산형 공기업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재정지원형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국가재정 부담이나 비용 팽창 논리를 항만공사 통합의 근거로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반박 3. 지역지사가 남으니 괜찮다? 특정기능 조정을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
”항만공사의 경우에는 인천, 부산, 울산, 여수광양 이렇게 있지만은 한군데 모아서 통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 그대로 물리적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다만, 정책 결정 기능이라던지, 그 효율적으로 전체를 제대로 운영하고 비교우위에 따라 특화시키고 그리고 항만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그런 방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특정기능 조정기능을 통합하는 차원이고요.(KTV)“
“항만공사 자체를 폐지하고 한군데 모으는 것이 아니라 부산, 인천, 여수광양 이쪽에 항만공사는 기존 그대로 있게 됩니다. 지사 형태로 있게 되고. 다만, 항만공사 전체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 중앙의 정책 기획기능을 강화하는 그러한 개혁을 하게 됩니다.(MBN)”
□ 지역에 남는 것은 항만공사가 아니라 결정권 없는 ‘껍데기’뿐이다.
ㅇ 정말 중요한 것은 ‘항만의 자치권’과 ‘정책결정의 핵심 권한’이 지역에 남느냐이다. 정책결정과 개발·운영·물류·마케팅 등 핵심기능을 통합본사가 가져간다면 지역에는 현장 집행조직만 남아 ‘권한 없는 책임’을 떠안게 된다.
ㅇ 반대로 핵심 권한을 지역에 남긴다면 기존 4개 항만공사 위에 통합본사를 하나 더 두는 ‘옥상옥’ 구조가 된다. 권한을 본사가 가져가면 지역지사는 껍데기가 되고, 권한을 지역에 남기면 통합본사는 옥상옥이 된다. 어느 쪽이든 통합의 필요성을 설명하지 못한다.
▲ 항만공사 통합 전·후 거버넌스 구조 비교 [출처=인천항만공사]
□ 지역특화사업을 위한 지역지사가 오히려 협력체계를 약화시킨다.
ㅇ 지난 20여 년 동안 각 항만공사는 국가 항만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항만위원회에 지자체와 항만 이용자가 참여하고, 지역산업의 요구를 발전전략에 반영하는 구조를 만들어 왔다. 정기항로 유치와 포워더 육성, 선사·화주 인센티브 등 지역산업과 항만을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해 왔다.
ㅇ 그런데 핵심 의사결정권이 타 지역의 통합본사로 이전된다면 지역밀착형 협력은 연결고리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지역에 본사도, 최종 결정권도 없는 지역지사를 위해 어느 지자체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 협력하겠는가?
□ 항만 간 협력이 아니라 지역 간 투자경쟁과 갈등이 상시화 될 것이다.
ㅇ 지금은 각 항만공사가 자신의 재원과 책임 아래 지역항만의 경쟁력을 높이고, 벌어들인 수익을 해당 항만의 개발과 경쟁력 강화에 재투자 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법인이 되면 한정된 투자재원을 놓고 투자 우선순위를 경쟁하고 개발이익 갈등에 노출될 수 있다.
ㅇ 지역의 항만을 지역이 책임지고 키우는 것이 균형발전이지, 지역의 항만을 중앙의 지사로 만드는 것이 균형발전일 수는 없다.
□ 항만 간 협력은 이미 가능하다. 그 사례도 존재한다.
ㅇ 「항만공사법」 제36조의2에는 공사간 협의·조정을 위한 ‘항만공사운영협의회’를 둘 수 있도록 이미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정부가 말하는 네트워킹과 공동사업, 조정기능은 법인을 통합하지 않고도 현행 제도안에서 충분히 강화할 수 있다.
ㅇ 실제로 정부가 통합 필요성으로 제기한 해외거점 공동조성 역시 ‘4개 항만공사 해외공동진출 TF’가 지난해 출범해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동 해외사업·중복투자 조정이 필요하다면 이러한 협력체계를 강화하면 된다. 협력이 필요하다는 이유가 독립된 항만공사를 지역지사로 만들고 의사결정권까지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근거는 될 수 없다.
반박 4. 국회에 편익, 지역별 영향과 보완책 설명하고 노조와 소통하겠다?
”법 개정이 필요 하지 않은 과제는 곧바로 이행에 착수하고 법률 제개정이 필요한 과제는 국회에 개혁의 필요성, 국민 편익, 지역별 영향과 보완책 등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지역 이해관계가 큰 경우에는 지방정부까지 포함해서 또 노조와 더욱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여건을 마련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KTV)
□ 정부는 일방적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통합 근거부터 제시하라.
ㅇ 항만공사 통합은 단순한 기관 간 권한조정이 아니라 「항만공사법」이 정한 항만 운영체계의 기본원칙을 뒤집는 대전환이다. 법은 항만공사의 자율적 운영과 항만별 설립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4개 항만공사를 하나의 법인과 지역지사 체제로 바꾸려면 법의 기본체계부터 손질해야 한다.
ㅇ 세계 주요 항만 역시 항만별 독립적인 관리주체가 각 지역과 시장의 특성에 맞춰 운영하는 분권형 항만공사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ㅇ 그런데 정부는 법 개정의 주체인 국회와 충분한 사전 협의도 없이 통합부터 발표해 놓고, 이제 와서 “국회에 개혁의 필요성과 국민 편익, 지역별 영향과 보완책을 설명하겠다”고 한다. 법 개정을 전제로 정책부터 결정하고 사후에 설명하는 것은 협의가 아니라 통보다.
ㅇ 정부가 통합을 결정할 만큼 충분한 검토를 거쳤다면 답은 간단하다. 통합으로 발생하는 국민 편익은 무엇인지, 인천·부산·울산·여수광양 각 지역에는 어떤 영향이 발생하는지, 항만 운영체계 전환에 따른 보완책은 무엇인지 그 근거와 분석자료를 즉시 공개하라.
앞으로도 정부 관계자가 항만공사 통합과 관련하여 잘못된 발언을 하거나 자료를 배포하는 경우 계속해서 이에 대한 반박자료를 배포하여 사실관계를 바로잡아 국민들께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부산항만공사 노동조합
인천항만공사 노동조합
울산항만공사 노동조합
여수광양항만공사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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