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정부개혁] 30. 국가재정 공개해 국민의견 수렴 확대... 기재부 중심의 폐쇄적 구조로 운영되어 국민 불만 고조
국가재정의 운영 방향을 재정립 시급해... 국민이 스스로 재정주권시대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해야
민진규 대기자
2026-05-18
2022년 5월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59조 원 규모의 추가 경정 예산안을 내놓았다. 기획재정부는 문재인정부인 2021년 세금이 예측치보다 더 걷혔는데도 2022년 종전 예측치를 수정하지 않다가 정권이 바뀌자 변경했다.

적자재정은 망국적인 발상이라며 극렬하게 저항하던 기재부가 내부 출신 장관이 취임하자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기재부의 무소불위(無所不爲) 재정권 행사와 권위주의는 민주화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았다.

취임 이후 건정재정을 외치던 윤석열정부는 2023년 1 분기에만 54조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 세수결손액은 56조4000억 원에 달했다. 2022년부터 연평균 20조 원 규모의 감세를 추진한 결과다.


▲ 2025년 8월13일(수) 서울특별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된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이재명 대통령과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뒤쪽)) [출처=나라살림연구소]


◇ 기재부 중심의 폐쇄적 구조로 운영되어 국민 불만 고조... 재정 민주주의 관점에서 후진국 벗어나지 못해

오랫 동안 우리나라의 재정 편성과 운용은 기재부 중심의 폐쇄적 구조로 운영되어 왔다. 다른 정부 부처나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는 제한적이었거나 거의 없었다.

재정전략을 수립하거나 재정을 배분하는 방향은 국민이 참여하거나 논의할 기회조차 봉쇄되어 있었다. 국민이 스스로 재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재정 민주주의 관점에서 보면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재정정보를 공개하는 수준을 고려한다면 국민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특히 국민은 복지·기후·지역균형·안보 등에 대한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재정 전략을 변경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국민의 우선 순위를 반영해 새롭게 재정전략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 국가재정의 운영 방향을 재정립 시급해... 국민이 스스로 재정주권시대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해야

국가재정의 운영 방향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국민재정 토론회 개최, 공개 플랫폼 운영, 국민 제안제도의 도입 등이 필요하다. 세부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재정에 대한 시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 공론장(public sphere)은 시민이 공적 이슈를 자유롭고 평등하게 토론하며 합의와 공적 여론을 형성하는 사회적 공간이다.

재정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공개해 토론할 꺼리를 제공하는 것이 공론장 활성화의 핵심 포인트다. 공론장에는 세대와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국민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

둘째, 공개 플랫폼을 통해 재정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아 함은 물론이고 예산낭비 사례 신고, 재정 절감 방안 제안, 긴급 재정 투입사업 제안 등이 가능해져야 한다.

공무원이 의도적으로 정보를 선별해 공개하거나 국민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플랫폼의 역할은 제한적이게 된다. 재정 정보의 공개 수준을 높이는 것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공무원의 재정 운용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기반이다.

셋째, 국민 제안제도는 국민이 예산사업을 사전에 검토하거나 조정하는 의견을 개진하도록 허용할 때 성공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만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지역을 순회하며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국민이 재정 정책의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게 되면 정책의 수용성과 실행력이 제고된다. 국민이 체감하는 우선 순위에 기반해 예산을 편성하므로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넷째, 국민의 제안이 토론 과정에서 도출된 결론을 재정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국민이 고민하고 노력해 제안한 내용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민의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봐야 한다.

토론회에서 합의를 거쳐 정리한 제안은 기획재정부나 국무총리실, 청와대로 보고해 피드백(feedback)을 의무화해야 한다. 국민이 국가재정의 주인으로서 재정주권을 행사하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해야 한다.

다섯째, 지방과 소외게층 등의 의견을 반영한 포용적 에산을 편성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형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어 균형성장 전략을 요구된다. 지방에 재정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것이 균형발전의 출발점이다.

장애인, 한부모 가정, 다문화가정, 탈북민 가정 등은 국가로로부터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대상이다. 그럼에도 목소리가 작거나 없다는 이유로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요구하지 않아도 당연하게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제 재정은 국민이 주인으로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결정할 수 있도록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재명정부는 국민이 스스로 재정주권시대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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