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국회의원 공약평가] 46. 22대 부산 해운대구을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공약 평가... 지역 실정 반영한 공약 부족
달성가능성 등 5개 영역 모두 보완 필요... 많은 예산이 필요한 건물 신축보다 운영방안 수립이 바람직
민진규 대기자
2024-08-27
부산광역시 해운대을 선거구는 해운대갑에 비해 낙후된 지역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고령층 중심의 인구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지만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가 개발되며 청년층 유입이 늘아나며 진보적인 색채가 드러나고 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독립했으며 자유한국당 배덕광이 당선됐다. 엘시티 비리혐의로 구속된 후 치뤄진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교두보로 확보했지만 21대 미래통합당 김미애가 당선된 후 재선까지 성공했다.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산시 해운대구을 지역구 김미애 의원(재선)이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봤다.

◇ 사회·문화 공약 86.3% vs 경제·과학기술 공약 13.7%

22대 재선으로 당선된 김미애 의원은 51개 공약을 제시했으며 공약은 정치(행정)(0)·경제(산업)(7)·사회(복지)(30)·문화(교육)(14)·과학(기술)(0) 등으로 구성됐다.

사회(복지) 공약이 전체의 58.8%를 차지했으며 △문화(교육) 공약 27.5% △경제(산업) 공약 13.7% △과학(기술) 공약 0.0% △정치(행정) 공약 0.0%를 기록했다. 김미애 의원의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


▲ 22대 부산 해운대을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공약 구분 [출처=iNIS]



정치(행정) 공약은 1개도 없어 해운대갑 주진우 의원과 상황이 같다. 해운대을이 한 때 진보당에 빼앗겼지만 보수세로 돌아섰으므로 강한 정치성향을 보여줄 필요가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제(산업) 공약은 △벤처·창업기업 지원 기관을 설립하여 미래 신산업 육성 및 개방형 창업생태계 구축 4차 산업분야 인재 양성기관 구축을 통한 혁신성장 동력 마련 지역인재 우선 채용 반여2·3동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활성화 추진 부산 디지털 산업·창업 중심 거점기관 유치 청년미래발전 기금 조성 등 7개다.

사회(복지) 공약은 △국민안전체험관 건립 △부산환경체험교육관 건립 △청년 창업·주거 복합공간 조성(도심 청년 창업 공간) △제2센텀선 추진(중장기 과제) △종합병원 연계 지역주민 대상 무료 의료 봉사 및 검진 실시 △해운대구 ‘(가칭)여성 일자리 지원센터’ 설립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추진 △저출생 극복위해 육아부담 완화하는 부모보험 도입추진 등 30개다.

문화(교육) 공약은 교육국제특구 실시 영유아, 초·중·고 맞춤형 원어민 영어교육 프로그램 운영 독서능력, 코딩교육, 수학교육 등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 운영 글로벌 소양 함양을 위한 기후 환경, 한-아세안 문화교류 프로그램 운영 디지털 체험과 영어교육(영유아 맞춤형 교육)을 동시에 하는 키즈카페 유치 등 14개다.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과학기술이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함에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점은 우려스럽다.

◇ 달성가능성 등 5개 영역 모두 보완 필요... 많은 예산이 필요한 건물 신축보다 운영방안 수립이 바람직

김미애 의원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의 부산시 해운대을 평가 결과 [출처=iNIS]



달성 가능성은 4년 임기 내에 완료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며 벤처·창업기업 지원 기관을 설립하여 미래 신산업 육성 및 개방형 창업생태계 구축, 4차 산업분야 인재 양성기관 구축을 통한 혁신성장 동력 마련을 분석했다.

미래 신산업 육성과 개방형 창업생태계 구축은 지원 기관을 설립해도 개방형 창업 생태계 구축은 어렵고 국내에 성공 사례도 없다. 육성할 미래 신산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4차 산업 인재 양성기관 구축도 전시행정의 일환이며 서울 소재 대학도 4차 산업 분야 인재를 양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역기관이 성공할 가능성 낮다.

우리나라 대학 중에서 4차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곳은 1개도 없다. 2016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일상화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8년이 흘렀지만 성공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적절성은 공약이 부산시 해운대구을 지역구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지역인재 우선 채용, 부산 디지털 산업·창업 중심 거점기관 유치, 청년미래발전 기금 조성, 국민안전체험관 건립을 적용했다.

지역인재 우선 채용은 지역 주민이나 청년에게는 솔깃한 공약이지만 실패한 정책이다. 지방으로 본사를 옮긴 공기업도 공기업 지역할당제로 지역 소재 대학 출신을 30% 채용하고 있는데 고심이 매우 깊다.

말레이시아와 같은 경우에도 외국 투자기업에게 내국인 채용 비율을 할당했지만 오히려 이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킨 결과를 초래했다.

우리나라 지방의 입장에서 지역 대학의 존립을 위해 이러한 결정을 하지만 잘못됐다. 오히려 지역 대학의 경쟁력 확보가 우선이 돼야 하며 학생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산업 및 창업 중심 거점기관은 거점 기관을 유치해도 창업 활성화가 어렵다. 대부분의 대학이 창업센터를 운영하지만 대학에서 창업에 성공한 사례는 '가뭄에 콩나듯' 많지 않다.

창업은 창업기관이나 건물보다 창업을 지도할 전문가가 필요하다. 전문가와 창업펀드를 통한 자금 지원, 국내외 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 컨설팅 등이 창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안전체험관은 건물 신축보다 교육 등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윤석열정부 들어서도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원시적인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대응 방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물을 짓는 것은 많은 예산도 투입해야 하고 시간도 오래 소요되지만 안전 교육 프로그램 설계와 안전 관련 공무원 역량 개발은 비용도 적게 들지만 효과가 좋다.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며 제2센텀선 추진(중장기 과제), 저출생 극복위해 육아부담 완화하는 부모보험 도입, 글로벌 소양 함양을 위한 기후 환경, 한-아세안 문화교류 프로그램 운영을 확인했다.

부모보험 도입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봐야 한다. 육아부담 완화 자체가 주관적인 단어이며 개별 부모마다 원하는 요구 조건이 다른데 일반 보험으로 해결하기란 어렵다.

문화교류 프로그램 운영은 프로그램의 종류, 질, 참여도 등이 구체적이어야 글로벌 소양 함양에 도움이 되는지 판단이 가능하다. 아세안 국가와 문화교류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도 명확해야 한다.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청년 창업·주거 복합공간 조성(도심 청년 창업 공간), 종합병원 연계 지역주민 대상 무료 의료 봉사, 해운대구 ‘(가칭)여성 일자리 지원센터’ 설립, 영유아, 초·중·고 맞춤형 원어민 영어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측정했다.

청년 복합공간은 창업과 주거를 복합적으로 운영해야 하므로 쉽지 않다. 국내에서 창업과 주거를 통합해 성공한 모델도 찾기 어렵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사례는 관공서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수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자신의 집 차고나 동네 레스토랑에서 창업했다는 얘기는 한국과 사정이 다르다.

일자리 지원센터는 건물을 짓는데 예산을 투입할 것이 아니라 전문 상담사가 필요하다. 수도권에서도 전문 상담사를 구하기 어려운데 부산에서 확보할 가능성도 낮다.

맞춤형 원어민 영어교육은 공교육에서 성공한 모델 찾기 어렵다. 서울시나 경기도가 영어 원어민 보조교사를 적극적으로 배치하고 있지만 맞춤형 영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진다는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부산환경체험교육관 건립, 해운대구 신청사 차질 없는 건립 추진, 디지털 체험과 영어교육(영유아 맞춤형 교육)을 동시에 하는 키즈카페 유치를 평가했다.

환경체험교육관은 교육관 건립보다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환경은 자연 상태에서 체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경 교육에 필요한 교재를 개발하고 전문 교사의 양성을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다.

해운대구 신청사 선립은 2024년 6월 시공사인 남양건설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차질이 예상된다. 해운대 뿐 아니라 부산시 전체에서 인구가 줄어드는데 신청사를 건립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키즈카페에서 디지털을 체험하고 영어 교육까지 가능할지 의문이지만 요금, 수요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공공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에 속한다.

종합적으로 김미애 의원의 선거공약은 재선 의원으로 나름 지역 실정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해운대구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달성가능성, 운영성, 적절성, 합리성 등의 영역에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해운대을 지역이 보수화돼서 재선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에 유리한 정치 지형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ARMOR)=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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