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디아스포라] 16. 인도인 디아스포라의 한계와 극복 노력... 하층 카스트가 신분제를 넘기 위해 이주
독립 이후 일자리를 찾아 고소득국으로 이민 행렬 급증... 인도 출생 미국 거주 인도인의 80%가 학사 학위 이상 소지
민진규 대기자
2026-07-17 오후 12:00:32
2014년 5월26일 14대 인도 총리로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Damodardas Modi)는 2001년부터 2014년까지 구자라트주의 총리를 역임해 거의 26년 동안 권력의 정점에 자리잡고 있다.

급적인 경제개혁을 통해 구자라트주를 발전시킨 이후 국가 전체에 혁신을 시도해 좋은 성과를 달성했다. 중국을 대신한 제조공장을 찾던 미국과 유럽 국가의 니즈를 잘 파악해 대응한 것도 이른바 '신의 한수'로 작용했다.

힌두교에 대한 종교 편향적인 정책으로 무슬림의 반발을 초래하고 있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빈부의 격차, 여성 차별, 카스트제도의 불합리성 등도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 인도 최고 공과대학인 인도공과대(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캠퍼스 [출처=위키피디아]


◇ 독립 이후 일자리를 찾아 고소득국으로 이민 행렬 급증... 인도인이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민족으로 등극

인도는 1947년 오랜 식민 지배를 청산하고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독립 이후 가난한 고국을 떠나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찾아 부자 나라로 가는 사람이 증가했다. 대표적인 국가가 식민지 모국인 영국이다.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많은 남성이 사망하자 심각한 노동력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1950년대부터 서부 구자라트주(州)와 북부 펀잡주(州) 출신이 영국으로 더 나은 삶을 목표로 이주했다.

구자라트주(州)는 대항해 시대부터 유럽 국가와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서구화된 지역이었다. 유럽에서 아프리카를 지나 동아시아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자연스럽게 무역항이 발달했다.

영국에서 숙련 노동자와 미숙련 노동자뿐만 아니라 사무원에 대한 수요가 급상승됐다. 방직공장, 조선소, 건설 현장 등 힘들고 어려운 일을 도맡았다. 주로 젊은 독신 남성이 이주했다.

이들은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돈을 벌고 고국인 인도로 돌아오고 싶어 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1970년대 이후 인도인의 입국을 제한하며 장기 체류자가 늘어났다.

한번 출국하면 다시는 영국에 입국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966년 제한적인 이민법이 제정되며 영국 거주 인도인은 고국에 남아 있던 가족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재결합했다.

미국 정부는 1965년 이민법을 정비했다. 그동안 급증했던 인도 국적자를 금지하는 쿼터를 없애고 고도록 숙련된 이민자를 우대하기 시작했다. 인도는 선진화된 영국식 교육을 받아 미국의 기업에서 필요한 인력이 풍부했다,

인도 최고 공과대학인 인도공과대(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졸업자의 다수가 더 나은 기회를 얻기 위해 미국으로 이주한다. 특히 1990년대 이후 미국 서부 실리콘밸리에서 IT 붐이 일어나면서 인도인 프로그래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00년대 이후 미국에서는 ’인도계 엔지니어가 없으면 실리콘밸리가 돌아가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미국에는 400만 명이 넘는 인도계가 거주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민족으로 등극했다.

미국 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인도계 미국인의 수입은 14만 달러로 중국계 미국인의 US$ 9만3000달러, 한국계 미국민의 8만2000달러를 제쳤다. 이란 미국 국민 평균보다 2배 이상이다. 

◇ 중동으로 일자리를 찾아 이주 행렬 늘어나... 석유개발과 건설 붐으로 인도 근로자 수요 폭증

인도 대외협력부(Ministry of External Affairs)에 따르면 해외 거주 인도인이 많은 국가 순으로 보면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미얀마, 영국(UK), 캐나다, 스리랑카, 남아프리카공화국, 쿠웨이트, 모리셔스, 오만, 카타르, 싱가포르, 네팔, 트리니다드 & 토바고, 오스트레일리아, 바레인, 피지, 가이아나 등으로 조사됐다. 


2020년 기준 인도 이민자의 거주국 (단위 : 명)


 


국가


이민자


1


아랍에미리트(UAE)


3,471,000


2


미국(USA)


2,724,000


3


사우디아라비아


2,502,000


4


파키스탄


1,597,000


5


오만


1,376,000


6


쿠웨이트


1,152,000


7


영국


835,000


8


캐나다


720,000


9


카타르


702,000


10


오스트레일리아


579,000


총계


17,869,000


정부나 유엔(UN) 등 기관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전 세계에 거주하는 인도 출신 이민자는 2020년 기준 1800만 명에 달한다. 미국에 270만 명, 영국에 83만 명, 캐나다에 72만 명, 오스트레일리아에 57만 명 등으로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중동에는 아랍에미리트 347만 명, 사우디아라비아 250만 명, 쿠웨이트 115만 명, 오만 78만 명 등 850만 명이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네팔 60만 명, 싱가포르 35만 명, 말레이시아 22만 명, 중국, 8만 명 등의 순이다.

영국이 식민지를 경영하던 국가 중에서 노동력이 가장 풍부했던 인도는 모국의 국가정책에 따른 이주가 많았다. 중동으로 진출한 것도 동일한 경우다.

걸프만은 아시아에서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교역로 중간에 있었기 때문에 해적이 번성했다. 상선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덴만에 대규모 방어진지를 구축했다.

방어진지 구축에 인도인이 동원됐다. 많은 인도 노동자가 진지 공사에 투입되며 지역에서는 자연스럽게 인도인 공동체가 형성됐다.

1900년대 초 걸프 지역에서 석유가 발견되면서 인도인 근로자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났다. 영국은 플랜테이션에 인도인을 고용하는 방식인 ’계약 노동제‘를 적용했다.

석유회사는 저렴하고 성실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인도인을 현지 아랍인보다 선호했다. 아랍인 노동자는 산업 분야 경험이 없어 석유산업에 적합하지 않았다.

인도 현지보다 기후 조건이 열악했지만 임금이 높아 걸프 지역에서 일하길 원했다. 영국은 1940년대까지 석유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필요한 노동력을 인도인으로 채웠다.

1970년대 1차 석유파동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중동 국가는 아파트, 도로, 항만, 공항 등 사회간접시설(SOC)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초기에는 예멘, 오만 등 주변 가난한 아랍국에서 근로자를 충원했지만 이들은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력이 부족했다.

인도는 영국의 정책에 따라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한 경험이 풍부해 인도인 노동자는 아랍인에 비해 숙련도가 높았다. 19세기 당시와 달리 단기 근로계약을 맺고 중동으로 나갔다. 계약기간이 종료된 인도인이 현지에 남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1년 미국이 주도한 걸프 전쟁(Gulf War) 이후 인도인에 대한 수요가 다시 늘어났다. 인도인은 아랍인에 비해 순종적이고 인건비도 저렴했다. 가족은 인도에 두고 남자 혼자 단신으로 건너오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도 낮았다.

중동 국가 중에서 인도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로 340만 명이 넘는다. 2위는 250만 명의 사우디아라비아, 3위는 130만 명의 오만, 4위는 115만 명의 쿠웨이트. 5위는 70만 명의 카타르 순이다.

특히 아랍에미리트는 석유 자원 고갈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호텔, 리조트, 쇼핑몰 등을 대대적으로 개발했다. 수도인 두바이는 중동 최대의 관광지로 부상했으며 전 세계인이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인도인은 두바이에서 금속가공과 관광산업에 종사한다.

중동 외의 지역인 미국,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도 인도인이 선호하는 이주 국가로 부상했다. 모두 영국의 식민지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국의 인도인은 공식적으로 270만 명이지만 실제로는 4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는 2013년 멕시코를 따돌리고 미국에 가장 많은 이민자를 보낸 국가로 등극했다. 미국 정부가 숙련 노동자에게 유리한 H-1B 비자를 도입하며 가장 큰 수혜자가 됐다.

H-1B 비자는 전문직 종사자가 취업하면 신청하는 비 이민비자다. 인도에서 태어난 이민자 뿐 아니라 미국에서 성장한 2~3세도 고등교육을 받아 비자를 받기에 유리했다.


▲ 한인 디아스포라-역사와 미래 표지 by 민진규 교수 [출처=엠아이앤뉴스]


◇ 하층 카스트가 신분제를 넘기 위해 이주... 인도 출생 미국 거주 인도인의 80%가 학사 학위 이상 소지

미국 워싱텅 DC의 싱크탱크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이 2020년 실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도계 미국인 중 17%는 하층 카스트(Caste)로 드러났다.

초기에는 미국 이민자의 대부분은 서부의 구자라트주(州) 출신이었지만 현재는 남부 지역의 이민자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남부 텔랑가나주(州)의 주도인 하이데라바드(Hyderabad)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려는 인도인으로 가장 북적인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사용 인구가 늘어나는 언어는 텔루구어(Telugu language)다. 인도 동남부인 안드라프라데시주(州), 텔랑가나주(州), 카르나타가주(州), 타밀나두주(州), 오디사주(州), 마하라슈트라주(州) 등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인도에서 4번째로 많이 사용한다.

인도에만 6600만 명, 전 세계적으로 8000만 명 이상이 사용해 14번째로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다. 특히 텔루구어 사용 지역이 IT 산업의 메카로 떠오르면서 미국으로 이주하는 고급 인력의 공급지로 부상했다. 특히 하이데라바드에는 미국의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연구자가 밀집해 있다.

인도 하층민이 신분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재산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미국으로 가서 이른바 ’아메리카 드림‘을 실현하는 것이 유일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하이데라바드의 외국계 IT 기업에 근무하다가 경력을 쌓고 실리콘밸리로 가는 성장 코스가 만들어졌다.

미국의 취업 비자인 H1-B는 미국 내 미국 기업에 외국인이 취업할 때 발급되는 비자다. 기술·공학·의학 등에 특화된 해외 고급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을 뒷받침한다.

패션모델 등을 제외하면 최소한 학사 학위 이상의 소지자가 신청할 수 있지만 실제 1% 정도만 학사 학위를 갖고 있다. 즉 다시 말하면 99%는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다.

인도 청년의 미국 진출은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됐다. 2000년대 초 인도인의 H1-B 비자 비중은 50%에 불과했지만 계속 상승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미국 정부가 ’전문 직종‘의 숙련 근로자에게 발급하는 H1-B 비자의 73%는 인도에서 태어난 사람이 차지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과학자와 같은 직업은 수학에 천재성을 갖고 있는 인도인이 성과를 내는 영역이다. 인도인 중 과학 및 공학 관련 일자리에 종사하는 사람의 비율이 28%로 전체 미국인의 관련 업종 종사 비율인 5%에 비해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미국에서 의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외국 위대 졸업생의 합격 비율에서도 인도계가 다른 인종 그룹보다 앞서고 있다. 인도인은 의사 시험 합격률이 80%를 상회한다.

인도 외교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해외에서 공부하는 국민은 약 58만9000명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해외 유학생의 숫자가 급감했지만 2023년부터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는 인도인 유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다.

미국 이민정책연구소(MPI)에 따르면 인도에서 태어나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의 약 80%가 학사 학위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미국 인구 중 학사 학위 이상을 취득한 사람이 30%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 세계 38개 국가에 중등 교육과정 이상을 마친 인도인 이민자가 약 310만 명으로 조사됐다. 중국인은 200만 명, 필리핀인은 180만 명으로 드러났다.

비슷한 규모의 인구 대국인 중국보다 더 많았다. 카스트라는 신분제를 극복하기 위한 인도인의 학업 열정이 얼마나 큰지 이해할 수 있는 지표다. 국내에서는 아무리 좋은 학벌을 가져도 신분제를 탈피하기 어려운 점도 이민을 부추켰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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