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ESG 경영 평가] 12. 한국광해광업공단 - 무리한 해외투자·무능경영 잔재… 환골탈태 기대하긴 일러
낙하산 인사의 경영실패한 광물자원公 막대한 부채까지 떠 안아…도덕적해이 갈수록 첩‘ 첩산중’, 중‘ 금속 범벅’ 폐광산 대책 시급
김백건 기자
2022-03-22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이 집중조명을 받는 것은 ‘하나뿐인 지구’를 잘 보전해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생각 때문이다. 은하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구는 수십억 년에 결처 형성됐지만 불과 200여년의 산업화로 상처투성이로 전락했다. 지구의 종말을 알려주는 시계의 바늘은 자정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광산피해의 관리, 광물자원 육성‧지원 등 광산지역 경제 활성화 및 광물자원의 안정적 수급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광해광업공단은 1918년 영업을 시작한 지질조사소가 모태다. 이후 1968년 대한광업진흥공사, 2008년 한국광물자원공사를 거쳐 2021년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이 통합됐다.

광해광업공단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iNIS) 데이터베이스(DB), 국가정보전략연구소 DB, 국정감사, 감사원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를 적용해 광해광업공단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봤다. 

◇외형적으로 제도운영에 대한 인식은 높아... 낙하산 비전문가의 경영실패로 조직해체

올 2월 광해광업공단은 국내 광업계의 ESG 경영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중소 광산업체와 광업계 탄소중립 협의회를 구성‧출범시켰다.

하지만 정작 ESG 헌장은 제정하지 않았지만 윤리경영을 위한 윤리헌장‧윤리강령‧임직원 행동강령‧임원직무 청렴규정‧윤리경영위원회 운영업무 표준 등은 정돈했다.

반부패청렴센터는 반부패청렴자료실, 부정‧비리 신고센터, 갑질피해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갑질근절을 위해 사내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반부패청렴 위반사례, 부패행위자 현황, 갑질행위 징계사례 게시판을 운영한다. 외형적으로 제도운영에 대한 인식은 높은 편이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 이명박정부 당시 무리한 투자 및 리스크 관리 실패로 해외자원개발 사업 23건 중 57%인 13건에서 2조2383억원의 예상 손실금이 발생해 질타를 당했다.

칠레 구리광산에 투자한 30억원의 회수에 실패했으며 산토도밍고 광산 투자금 2억4000만달러 중 40%를 회수하지 못했다.

2014년 전‧현직 직원 7명이 광해방지사업체로부터 특혜‧편의 제공 및 금품 수수로 사법 처리됐다. 2014년 전문성이 부족한 감사를 임명하면서 적격성 논란을 초래했다.

2017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간부의 자녀를 특채해 비판을 받았다. 이 외에도 임원추천위원회의 명단과 회의록도 공개하지 않았다,

2020년 말 기준 1.3조원의 적자를 낸 광물자원공사는 부채 6.7조원, 자본금 1.9조원의 자본잠식 상태로 해외 자원개발의 실패, 방만 경영, 낙하산인사 등 총체적 부실로 광해관리공단에 흡수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낙하산 비전문가의 경영실패로 인한 대가는 조직 해체로 귀결됐다.


▲ 한국광해광업공단의 ESG 경영 평가 결과 [출처 = iNIS]


◇조직 내부의 갑질조차 해결하지 못해... 안전사고 제로 목표 달성위해 노력 중

2021년 해체된 광물자원공사는 2020년 부채 6.7조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경영평가 C등급을 받았지만 임직원에게 76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또한 5년간 임직원에게 203억원을 연이자 2~2.2% 저리로 대출해줘 도덕적 해이의 ‘끝판왕’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조직의 부조리를 증언한 직원을 대상으로 갑질을 자행했다. 무기한 업무배제 및 대기발령, 골방 방치와 같은 직원 간 갑질도 만연했다. 2021년 갑질근절 노력, 협력업체 결제관행 개선, 인권보호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13년 환경부 조사에서 광해방지사업이 완료된 폐광산 57곳 중 39개 광산에서 기준치 이상 중금속이 검출돼 사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광해광업공단은 2021년 11월 안전보건경영방침 선포식에서 ‘산업재해 및 안전사고 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사내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및 관리감독자를 지정했다.

ESG 경영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해 하나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폐광지역 도시재생사업 지원 △지역 진흥사업 후원 통한 동반성장 도모 △광산 인근 지역 불우이웃 돕기 후원 △지역사회 내 사회적 기업 공동 후원 △지역사회 내 소외 지역 경제 활성화 지원 등을 협력하고 있다.

ESG 경영에 대한 개념 정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첫걸음은 ESG 경영방침을 교육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윤리경영은 윤리교육과 청렴교육부터 실시해야 한다. 그럼에도 관련 교재가 전혀 없는 공기업이 많아 윤리경영은 구호에 불과하다. 광해광업공단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해외광산의 환경오염은 심각한 수준... 환경개선 사업 추진 통해 명예 회복 중

광산 피해를 관리하기 위해 새롭게 태어난 광해광업공단은 광물자원공사의 파나마 광산 환경오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20회 현장조사에서 209건의 환경 관련 규정 위반이 적발됐다.

2020년 15회 조사에서 수십 건의 위반 사실도 드러났다. 더구나 현지 정부와 유착해 제재를 피해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광해관리공단은 몽골 석탄광산, 잠비아 납광산, 인도네시아‧페루 등에서 환경개선 사업을 전개해왔다. 또한 국내 폐광지역의 도시재생사업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2018년 태백시 ‘ECO JOB CITY 태백’, 2019년 ‘영월 덕포愛잇다’, 2020년 문경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설 ‘UNKRA 문경팩토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환경경영이 중요해지며 광해광업공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해졌다. 선제적으로 환경보호, 멸종위기종의 서식지의 파괴 방지, 환경영향평가 강화 등의 정책 아젠다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수십년에 걸쳐 축적한 노하우를 다른 공기업과 민간기업에 전수해주는 방안도 검토해보길 기대한다. 

◇통합한지 1년도 되지 않아 경영성과 평가는 보류,.. 감독기관보다 국민 눈초리를 더 두려워해야

광해광업공단의 전신인 광물자원공사는 이명박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의 무리한 투자, 리스크 관리 실패, 경영진의 전문성 부족, 낙하산 인사 등 총체적 부실로 지탄을 받았다. 통합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경영성과를 평가하기 어렵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자칫 이전의 나쁜 기업문화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았을까 하는 관측도 나온다. ESG 경영을 교육하기 위한 교재를 발간하고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원, 기획재정부 등 감독기관의 눈보다 국민의 질책을 더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광물자원공사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환경은 환경복원의 최종 방어선임에도 폐광재생사업의 부실로 2차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어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해외도 국내와 동일한 수준의 환경보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환경인식이 낮은 파나마 공무원과 유착해 환경오염을 은닉하는 어처구니없는 행위는 근절해야 한다. 존경받는 공기업이 되도록 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 모두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출처 = i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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