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국회의원 공약평가] 35. 22대 부산 중구·영도구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 공약 평가... 낙후된 지역 발전 공약 부실해 미래 어두워
부실한 공약을 보완할 강한 의정활동 펼쳐야 23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가능... 달성 가능성 낮은 공약에 대한 명확한 입장 밝히는 것이 중요
민진규 대기자
2024-08-09
1934년 개통된 영도대교는 부산광역시 영도구와 중구를 연결하는 '일엽식 도개교(bascule bridge)'로 희소가치가 매우 높다. 중대형 선박이 지나갈 때 한쪽 상판을 드는 방식이며 내륙 운하가 발달한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는 많은 편이다.

영도대교는 6·25전쟁 당시 피난민의 애환이 담겨 있으며 '굳세어라 금순아'라는 유행가의 배경이 되었다. 연륙교의 완성으로 섬에서 육지로 변했지만 주력 산업이었던 조선업이 쇠퇴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구도 부산항의 침체로 인구소멸 지역으로 전락했다.

'할 일 많은 중구·영도구, 이제 일할 사람이 필요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선거 운동을 했던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은 행정안전위원회에 배정됐다.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산시 중구·영도구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초선)이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22대 부산 중구영도구 국민의힘 조성환 의원 공약 구분 [출처=iNIS]



◇ 사회·문화 공약 75.7% vs 경제·과학기술 공약 16.2%

22대 초선으로 당선된 조승환 의원은 37개 공약을 제시했으며 공약은 정치(행정)(3)·경제(산업)(6)·사회(복지)(19)·문화(교육)(9)·과학(기술)(0) 등으로 구성됐다.

사회(복지) 공약이 전체의 51.4%를 차지했으며 △문화(교육) 공약 24.3% △경제(산업) 공약 16.2% △정치(행정) 공약 8.1% △과학(기술) 공약 0.0%로 구성됐다. 조승환 의원의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


정치(행정) 공약은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상 지구지정’ ‘북항 재개발 사업 3단계 영도 권역 포함’ 선원 근로복지공단 설립 추진 등 3개다.

경제(산업) 공약은 영블루벨트에 역량 있는 기업을 유치하여 장기 일자리 창출 영도를 대한민국 커피산업의 중추로 육성하기 위한 부산커피 기술혁신 센터 설립 청학동 조선산업 역사 보존 및 신 조선산업 허브 구상 창업 컨설팅부터 안전보건체계 마련까지, 지역 중소기업을 수출 선봉으로 육성 등 6개다.

사회(복지) 공약은 △중구 옛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을 해상 교통 거점으로 △트램을 신설, 가덕신공항 연결도로·봉 래산 터널과 연결하여 동삼동을 교통의 중심지로 개발 △고지대 에스컬레이터 설치로 주민 편의성 제고 △기업의 ESG 활동을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어르신 일자리 마련 등 19개다.

문화(교육) 공약은 △(체류형 관광단지)흰여울~감지해변~태종대 체류형 관광단지 조성하여 해양복합관광의 메카화 △파크골프장 건립 및 생활체육시설 설치 확대 △해양 고등교육 혁신 특화지역 지정 추진 △건강한 해양도시 위한 도심형 해양 치유센터 건립 등 9개다.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부산 사하갑의 이성권 의원이 미래형 그린스마트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사하을 조경태 의원, 서구·동구 곽규택 의원도 과학기술 공약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 부실한 공약을 보완할 의정활동 펼쳐야 23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가능 


▲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의 부산시 중구영도구 평가 결과 [출처=iNIS]

조승환 의원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달성 가능성은 4년 임기 내에 완료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며 중구 옛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을 해상 교통 거점으로, 흰여울~감지해변~태종대 체류형 관광단지 조성해 해양복합관광의 메카화를 판단했다.

해상 교통 거점은 부산항을 출발하는 연안여객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낮다. 부산항은 중국 상하이 푸둥항과 경쟁에서 밀리며 동북아 거점 항구로서의 위상도 잃어버렸다.

해양복합관광의 메카도 해상 교통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국내가 1일 생활권이며 비싼 숙박비로 부산에 장기 체류하려는 관광객의 숫자가 매우 적다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부산이 동북아의 거점 항구로서 기능조차 퇴색되는 상황을 타개할 묘안부터 찾아야 한다. 

적절성은 공약이 부산시 중구·영도구 지역구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영도를 대한민국 커피산업의 중추로 육성하기 위한 부산커피 기술혁신 센터 설립, 청소년 대중교통비 지원으로 이동권과 교육권 보장, 해양 고등교육 혁신 특화지역 지정 추진을 분석했다.

영도의 폐창고에 커피숍이 몇개 생겼다고 커피산업을 육성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영도가 접근성, 다양성,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해양 고등교육은 한국해양대, 부산해사고 등으로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등교육을 위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며 소외되는 지역 없는 대중교통 행복 도시 중구 영도구 조성, 원도심 관광 자원과 전통문화유적지 활성화, 스토리가 부여된 관광 명소화를 적용했다.  

대중교통이 소외되는 지역이 없다는 것 자체가 모호할 뿐 아니라 대중교통 행복이라는 용어도 주관적이다. 관광 명소화는 방문 관광객 측면에서 판단하는 것인지 전체적인 인지도인지가 불분명하다.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청학동 조선산업 역사 보존 및 신 조선산업 허브 구상, 노후주택의 주거개선과 환경정비를 통한 한국형 산토리니 조성, 건강한 해양도시 위한 도심형 해양 치유센터 건립 등을 분석했다.

신 조선산업은 영도구의 조선산업이 몰락했으며 신 조선산업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아 성공 가능성 낮을 뿐 아니라 기존 행정조직이 이러한 목표를 위해 노력한다고 성과를 내기 어렵다.

해양 치유센터는 도심형이 무엇인조차 불분명하다. 해양 치유는 한적한 어촌에서 편안하게 산책하고 명상하며 치유를 얻는 것인데 영도와 같은 부산 도심에서 이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고지대 에스컬레이터 설치로 주민 편의성 제고, 버스정류소 온열의자 설치 추진, 기업의 ESG 활동을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어르신 일자리 마련을 평가했다. 

온열의자는 겨울이 매우 추운 서울시에 많이 설치돼 있지만 겨울에도 어름이 얼지 않는 부산 지역은 부적합하다. 남부 지방에는 온열의자보다는 방풍막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

기업 ESG는 기업이 사회적책임(CSR) 측면에서 일자리를 제공해도 어르신과 연계하기가 쉽지 않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어르신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기업이 내주기 어렵다. ESG의 사회는 기업이 각종 이해관계자를 배려하는 것인데 어르신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다.

종합적으로 조승환 의원의 선거공약은 달성가능성, 적합성, 측정가능성, 운영성, 합리성 전 영역에서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4·10 총선에서 부산 지역은 보수 바람이 강하게 불어 국민의힘이 크게 이겼다.

보수 정당의 입장에서 보면 지역 출마자의 선거 공약이 부실했음에도 결과는 너무 좋았다.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곳도 적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의정활동을 펼치지 않는다면 2028년 23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는 우호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ARMOR)=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저작권자 © 엠아이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기획·특집 분류 내의 이전기사
주간 HOT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