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 선거공약 평가] 41. 참사에 무너진 국제명소 이태원… 후유증 극복 ‘험로’
잘나가던 경리단길도 전성기 누리다 쇠‘ 락의 길 ㄱ’ 재개발 사업, 부동산 침체로 정상적 추진 어려워
동양에서 용(龍)은 임금을 상징하며 서울특별시 용산구라는 명칭은 ‘용이 나타난 언덕’에서 유래했다. 한강에 교량이 생기기 전까지는 한강을 건너 사대문으로 들어가는 길목으로 교통의 요지였다. 현재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경부선·경인선·경의선·호남선·중앙선이 용산역을 통과해 사통팔달의 중심지로 불린다.
용산은 임진왜란 때에는 일본군, 청일전쟁 때에는 청나라 군대가 주둔했으며 해방 이후에는 미군이 군사기지를 운용했던 곳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1948년 이후 국방부와 주요 군 사령부를 용산에 배치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윤석열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며 이른바 용산시대를 열었다.
용산이 정치 1번지로 등극한지 몇 개월도 되지 않아 용산구의 번화가 중 하나인 이태원에서 대규모 인원이 사망한 참사가 발생했다. 6·1 지방선거에서 용산구청장 후보자가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소수 유력 인사의 장기집권으로 정치 퇴행
역대 민선 용산구청장은 설송웅·성장현·박장규·박희영이다. 민선1기 설송웅은 1960년 4·19혁명 당시 19세의 나이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찾아가 하야를 권고한 시민대표 6명 중 1인이다. 16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 등을 두루 섭렵했다.
2·5·6·7기 보궐 성장현은 18년간 학원을 운영하다 정치에 입문한 후 지역에 탄탄한 기반을 구축했다. 2기 보궐·3·4기 박장규는 1·3대 용산구의원을 거쳐 구청장에 당선됐다. 구청장 퇴임 후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8기 박희영은 7대 용산구의원을 지냈다.
6·1 지방선거에서 용산구청장에 당선된 국민의힘 박희영은 더불어민주당 김철식, 무소속 박규정과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들이 제시한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당선된 박희영은 5대 공약으로 △조속한 용산공원 조성 △국제업무단지 개발 △미래교통의 중심축 용산 △문화관광 콘텐츠 통합 관리 △공교육 강화 및 교육특구 지정 추진 등을 제시했다.
낙선한 김철식의 5대 공약은 △협치와 소통으로 구민의 재산 보호 △재건축 및 재개발 활성화로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용산공원을 국가생태공원으로 조성 △용산정비창을 국제업무지구로 개발 추진 △용산전자상가 4차 산업 혁신 메카로 조성 등이다. 용산구 3선 의원으로 용산구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지냈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떨어진 박규정은 △용산정비창 국제업무지구 원안 개발 재추진 △용산 지역경제 자족형 기반 조성 △도시환경 개선 정비사업 △철도 지하화 △‘온전한’ 용산공원 조성 등을 5대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규정은 새누리당 중앙당 부대변인 출신이다.
▲ 서울시 용산구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 사회공약 63% vs 경제공약 7%
8기에 당선된 박 구청장은 취임한 지 6개월 만에 이태원 핼로윈 대참사로 구속됐다. 취임한지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구청 홈페이지에는 △경제 혁신 △주거 혁신 △관광·문화 혁신 △생활 혁신 △교육 혁신 등 5플러스 정책만 홍보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공보물에 제시한 글로벌 경제의 중심 용산(5)·주거1등 용산(5)·교육 허브도시 용산(7)·사람 중심 꼼꼼한 복지 용산(7)·문화관광의 메카 용산(6)·교통 인프라의 중심 용산(6)·안전한 친환경 용산(6) 등 용산 혁신 7대 프로젝트 42개 공약과 지역별 공약 73개 등 총 115개 세부공약을 살펴봤다.
국정연은 박 구청장이 선거공보물에서 공개한 세부 공약 115개를 요소별로 다시 분류했다. 세부과제는 정치(15)·경제(9)·사회(73)·문화(18)·과학기술(0)로 구성됐으며 사회 공약이 전체의 63.5%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문화 공약 15.7% △정치 공약 13.0% △경제 공약 7.8% 순이며 미래 먹거리인 과학기술 공약은 0%이다.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 공약은 △용산의 도시 업무기능 대폭 강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주거용 건축물 층고제한 완화 △신속통합 기획·모아타운 쾌속 추진 △효창공원 앞 부지 재개발 주민의견 반영 지원 △한남 뉴타운 사업 추진 지원 등으로 건축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둘째, 경제 공약은 △전통시장 특성화 전략에 따른 시장별 특화사업 추진 △지식산업센터 설립 △여성인력개발센터와 연계한 여성창업 지원 △해방촌·경리단길 상권 활성화 사업 추진 △용산전자상가 일대 활성화 △이태원문화특구 상권 활성화 동네상권발전소 신설 지원 등을 말한다.
셋째, 사회 공약은 △국제업무지구·용산전자상가·서울역 주변을 신경제 중심축으로 개발 △공공산후조리원 신설 △김포공항·국제업무지구 도심항공교통(UAM) 시범운영 △도심형 복합환승센터 조성 △한남 뉴타운 사업추진 적극 지원 △한남역 정비사업 추진 등으로 다양하다.
넷째, 문화 공약은 △이태원·삼각지·숙대 주변·경리단길·해방촌길을 글로벌 관광산업특구로 조성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국제특구 추진 △산학연계 진로탐방 및 연수 프로그램 운영 △이태원·경리단·해방촌을 연결하는 문화관광 트라이앵글 조성 △미술관·박물관·용산공원을 연결하는 문화관광벨트 조성 등이다.
다섯째,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UAM은 4차 산업에 속하지만 단순히 시범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은 과학기술보다 사회 인프라 구축에 가깝다.
◇ 이태원 참사로 정상적인 임무 수행 불가
박 구청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20점으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국제특구 추진은 달성 가능성이 매우 낮은 공약이다. 강남 8학군과 차별성을 갖춰야 하고 선진국의 우수 국제학교 유치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7년 서울시는 2014년 제정된 교육국제화특구의지정·운영및육성에관한특별법(교육국제화특구법)에 따라 영등포구·구로구·금천구 등 3개구에 다문화 교육을 위한 교육국제화특구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교육단체들의 우려를 반영해 중단했으며 세종특별자치시 또한 도입을 포기했다.
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용산구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26점을 획득했다. 김포공항·국제업무지구 UAM 시범운영은 서울 시내 다른 구청의 UAM 사업과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기체 개발이 완료되지 못했기 때문에 임기 내 추진이 불가능하다. 기체의 안전성까지 확보하려면 오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며 20점을 받았다. 주차 및 쓰레기 등 환경정비사업 추진은 바람직한 공약이지만 주민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주차난을 해소하고 쓰레기를 처리했는지 측정하기 어렵다. 언덕이 많고 도로정비가 부실한 낡은 주택가가 많은 것도 걸림돌이다.
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6점을 획득했다. 이태원·삼각지·숙대 주변·경리단길·해방촌길을 글로벌 관광산업특구로 조성하겠다는 것은 △송파구 송리단길 △관악구 샤로수길 △강남구 가로수길 △마포구 망리단길 등과 차별화뿐 아니라 외국관광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지난해 10·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이태원이 글로벌 관광지의 명성을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경리단길도 전성기룰 누리다 원주민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여파로 경쟁력을 잃었다. 관광특구도 정치구호보다 구체적인 상권 활성화 정책이 우선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22점을 받았다. 공공산후조리원 신설은 서대문구와 마찬가지로 용산구 실정에 적합하지 않은 공약이다.
2021년 기준 서울시에 소재한 산후조리원 121개 중 1개만 용산구에 있지만 교통이 편리한 서울 시내에 구청별로 공공산후조리원을 설립할 필요는 없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서울시가 실태 및 타당성 조사를 통해 구청 단위가 아니라 권역별로 통합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합적으로 박 구청장의 선거공약은 4년 동안 115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104점으로 달성률은 41.6%에 불과하다.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박 구청장의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선거공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다수 재개발 프로젝트도 부동산 침체로 정상적인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용산은 임진왜란 때에는 일본군, 청일전쟁 때에는 청나라 군대가 주둔했으며 해방 이후에는 미군이 군사기지를 운용했던 곳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1948년 이후 국방부와 주요 군 사령부를 용산에 배치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윤석열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며 이른바 용산시대를 열었다.
용산이 정치 1번지로 등극한지 몇 개월도 되지 않아 용산구의 번화가 중 하나인 이태원에서 대규모 인원이 사망한 참사가 발생했다. 6·1 지방선거에서 용산구청장 후보자가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소수 유력 인사의 장기집권으로 정치 퇴행
역대 민선 용산구청장은 설송웅·성장현·박장규·박희영이다. 민선1기 설송웅은 1960년 4·19혁명 당시 19세의 나이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찾아가 하야를 권고한 시민대표 6명 중 1인이다. 16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 등을 두루 섭렵했다.
2·5·6·7기 보궐 성장현은 18년간 학원을 운영하다 정치에 입문한 후 지역에 탄탄한 기반을 구축했다. 2기 보궐·3·4기 박장규는 1·3대 용산구의원을 거쳐 구청장에 당선됐다. 구청장 퇴임 후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8기 박희영은 7대 용산구의원을 지냈다.
6·1 지방선거에서 용산구청장에 당선된 국민의힘 박희영은 더불어민주당 김철식, 무소속 박규정과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들이 제시한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당선된 박희영은 5대 공약으로 △조속한 용산공원 조성 △국제업무단지 개발 △미래교통의 중심축 용산 △문화관광 콘텐츠 통합 관리 △공교육 강화 및 교육특구 지정 추진 등을 제시했다.
낙선한 김철식의 5대 공약은 △협치와 소통으로 구민의 재산 보호 △재건축 및 재개발 활성화로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용산공원을 국가생태공원으로 조성 △용산정비창을 국제업무지구로 개발 추진 △용산전자상가 4차 산업 혁신 메카로 조성 등이다. 용산구 3선 의원으로 용산구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지냈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떨어진 박규정은 △용산정비창 국제업무지구 원안 개발 재추진 △용산 지역경제 자족형 기반 조성 △도시환경 개선 정비사업 △철도 지하화 △‘온전한’ 용산공원 조성 등을 5대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규정은 새누리당 중앙당 부대변인 출신이다.
▲ 서울시 용산구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 사회공약 63% vs 경제공약 7%
8기에 당선된 박 구청장은 취임한 지 6개월 만에 이태원 핼로윈 대참사로 구속됐다. 취임한지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구청 홈페이지에는 △경제 혁신 △주거 혁신 △관광·문화 혁신 △생활 혁신 △교육 혁신 등 5플러스 정책만 홍보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공보물에 제시한 글로벌 경제의 중심 용산(5)·주거1등 용산(5)·교육 허브도시 용산(7)·사람 중심 꼼꼼한 복지 용산(7)·문화관광의 메카 용산(6)·교통 인프라의 중심 용산(6)·안전한 친환경 용산(6) 등 용산 혁신 7대 프로젝트 42개 공약과 지역별 공약 73개 등 총 115개 세부공약을 살펴봤다.
국정연은 박 구청장이 선거공보물에서 공개한 세부 공약 115개를 요소별로 다시 분류했다. 세부과제는 정치(15)·경제(9)·사회(73)·문화(18)·과학기술(0)로 구성됐으며 사회 공약이 전체의 63.5%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문화 공약 15.7% △정치 공약 13.0% △경제 공약 7.8% 순이며 미래 먹거리인 과학기술 공약은 0%이다.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 공약은 △용산의 도시 업무기능 대폭 강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주거용 건축물 층고제한 완화 △신속통합 기획·모아타운 쾌속 추진 △효창공원 앞 부지 재개발 주민의견 반영 지원 △한남 뉴타운 사업 추진 지원 등으로 건축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둘째, 경제 공약은 △전통시장 특성화 전략에 따른 시장별 특화사업 추진 △지식산업센터 설립 △여성인력개발센터와 연계한 여성창업 지원 △해방촌·경리단길 상권 활성화 사업 추진 △용산전자상가 일대 활성화 △이태원문화특구 상권 활성화 동네상권발전소 신설 지원 등을 말한다.
셋째, 사회 공약은 △국제업무지구·용산전자상가·서울역 주변을 신경제 중심축으로 개발 △공공산후조리원 신설 △김포공항·국제업무지구 도심항공교통(UAM) 시범운영 △도심형 복합환승센터 조성 △한남 뉴타운 사업추진 적극 지원 △한남역 정비사업 추진 등으로 다양하다.
넷째, 문화 공약은 △이태원·삼각지·숙대 주변·경리단길·해방촌길을 글로벌 관광산업특구로 조성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국제특구 추진 △산학연계 진로탐방 및 연수 프로그램 운영 △이태원·경리단·해방촌을 연결하는 문화관광 트라이앵글 조성 △미술관·박물관·용산공원을 연결하는 문화관광벨트 조성 등이다.
다섯째,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UAM은 4차 산업에 속하지만 단순히 시범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은 과학기술보다 사회 인프라 구축에 가깝다.
◇ 이태원 참사로 정상적인 임무 수행 불가
박 구청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20점으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국제특구 추진은 달성 가능성이 매우 낮은 공약이다. 강남 8학군과 차별성을 갖춰야 하고 선진국의 우수 국제학교 유치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7년 서울시는 2014년 제정된 교육국제화특구의지정·운영및육성에관한특별법(교육국제화특구법)에 따라 영등포구·구로구·금천구 등 3개구에 다문화 교육을 위한 교육국제화특구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교육단체들의 우려를 반영해 중단했으며 세종특별자치시 또한 도입을 포기했다.
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용산구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26점을 획득했다. 김포공항·국제업무지구 UAM 시범운영은 서울 시내 다른 구청의 UAM 사업과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기체 개발이 완료되지 못했기 때문에 임기 내 추진이 불가능하다. 기체의 안전성까지 확보하려면 오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며 20점을 받았다. 주차 및 쓰레기 등 환경정비사업 추진은 바람직한 공약이지만 주민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주차난을 해소하고 쓰레기를 처리했는지 측정하기 어렵다. 언덕이 많고 도로정비가 부실한 낡은 주택가가 많은 것도 걸림돌이다.
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6점을 획득했다. 이태원·삼각지·숙대 주변·경리단길·해방촌길을 글로벌 관광산업특구로 조성하겠다는 것은 △송파구 송리단길 △관악구 샤로수길 △강남구 가로수길 △마포구 망리단길 등과 차별화뿐 아니라 외국관광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지난해 10·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이태원이 글로벌 관광지의 명성을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경리단길도 전성기룰 누리다 원주민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여파로 경쟁력을 잃었다. 관광특구도 정치구호보다 구체적인 상권 활성화 정책이 우선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22점을 받았다. 공공산후조리원 신설은 서대문구와 마찬가지로 용산구 실정에 적합하지 않은 공약이다.
2021년 기준 서울시에 소재한 산후조리원 121개 중 1개만 용산구에 있지만 교통이 편리한 서울 시내에 구청별로 공공산후조리원을 설립할 필요는 없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서울시가 실태 및 타당성 조사를 통해 구청 단위가 아니라 권역별로 통합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합적으로 박 구청장의 선거공약은 4년 동안 115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104점으로 달성률은 41.6%에 불과하다.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박 구청장의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선거공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다수 재개발 프로젝트도 부동산 침체로 정상적인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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