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1편 대기업 8. LG 기업문화 (5) 조직-일과 사람... 우수한 유연성과 적응력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조직으로 변신해야
인화가 창의적 갈등을 저해하는 주범(?)... 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변신하겠다지만 조직변화 가능성은 불투명
LG는 ‘LG Way에 대한 신념과 실행력을 겸비한 사람’을 인재상으로 제시한다. 신념과 실행력을 겸비한 사람도 중요하지만, 조직 자체가 신념과 실행력을 가져야 한다.
LG뿐만 아니라 대기업 조직자체가 현상유지적 보수적인 분위기에 무사안일(無事安逸)을 추구하는데, 실행력을 가지라고 하는 것은 무리다. 구본무 회장이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연일 독한 조직으로 변신하라는 주문을 내고 있지만 바뀔 수 있을지 의문이다.
LG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4번째 DNA인 조직(Organization)을 일(job)과 사람(people)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 인화가 창의적 갈등을 저해하는 주범(?)
나이와 서열을 중시하는 유교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는 조직이 대기업이다. 어른을 존경하고 따르는 긍정적인 면보다 ‘보수적이고, 권위적이다’라는 부정적 요소가 더 강하게 남아 있다. 리더가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솔선수범해야 하고, 조직을 이끌 경륜과 지혜를 갖고 있어야 한다.
대기업의 리더 중 다수는 이런 자질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위를 앞 세운다. 경륜과 지혜로 부하를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방적 토론이나 합리적인 의사결정보다는 ‘무조건적 지시와 명령’이 일상화되어 있다.
LG는 구씨와 허씨가 동업을 하면서 상대방을 존중하기 위해 인화를 강조했다. 오너 일가의 많은 가족들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면서 합의를 중시할 필요성도 높았다.
인화는 조화로운 업무수행의 필수적인 요소이고, LG의 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안정적인 성장이 보장되고,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독점사업을 영위할 때는 인화가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인화는 더 이상 장점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빠른 의사결정과 현상을 타파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상명하복이 보편화된 보수적인 대기업 조직에서 인화를 강조하다 보니 창의적 갈등이 생기기 않는다.
구본무 회장은 탁월한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체질과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된다고 강조한다. 일하는 방식을 바꿔 실력을 쌓아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력을 쌓는 방법이 개인간의 무한경쟁이 아니라 모든 임직원의 합심해 실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바람직하다. 시장선도성과에 따라 임직원의 실적을 평가하고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도 내 비쳤다.
IMF 외환위기 이후 미국식 성과주의가 소개되고, 조직경영에 반영되면서 부작용도 속출했다. 개인주의에 기반한 성과주의는 내부의 화합과 결속을 방해했고,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법칙만 통용되게 만들었다. 한 두 명의 천재가 조직을 살리는 아이디어를 낼 수는 있지만, 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것은 조직 전체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결국 개인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한 미국식 성과주의 폐단을 보완할 수 있는 수정된 성과주의, 즉 조직차원에서 구성원의 화합을 강조한 체계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구본무 회장도 이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 조직의 인화는 창의적 갈등을 저해하는 주범으로 평가된다. 인화 속에서 창발적 갈등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21세기 정보화 시대 글로벌 경쟁에는 살아 남기 위해서는 집단적 창의 사고노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긍정적 효과를 내는 집단지성이 작동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을 고민해야 한다. LG의 인화정신은 시대를 앞서가고, 미래지향적인 조직의 운용정신이기 때문에 잘 살려야 한다.
◇ 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변신하겠다지만 조직변화 가능성은 불투명
최근 LG전자는 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변신하겠다는 신념으로 품질강화와 시장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R&D, 전략기획, 상품기획 등의 부서를 중요 시 하고 있다.
그동안 인화를 중시하고, 오너 일가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 좌면우고(左眄右顧)하면서 도전정신, 패기, 개척정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컨설팅기업의 조언에 따라 ‘2등 전략’을 선택했고, 이 전략이 LG의 침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보수적인 수성(守城)전략으로 살아 남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고, 공격을 위해 빠르고 강한 조직이 되겠다는 발상을 한 것이다.
조직변화(Organizational Change)를 위해서는 기존 직원은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해야 하는데, 이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룹 회장이나 계열사 경영진이 구호로 외치고, 인사에 반영한다고 엄포를 놓는다고 쉽게 실행되지 않는다.
환골탈태를 했는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개발해야 하는데, 이것은 더욱 어렵다.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지표를 선정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난다.
조직변화를 위해서는 변화촉진자(Change Agent)의 선정이 중요한데 기존의 직원을 활용할 수도 있고,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수도 있다. 보수적인 조직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직원은 왕따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변화촉진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변화촉진자 선정에 관한 모티브(motive)를 제공하기 위해 신기술개발, 신사업을 시작하는 기업들이 채용하는 글로벌 인재의 현황을 살펴보자. 글로벌 인재란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다양한 외국어에 능통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단순히 외국에서 학위를 받았거나, 외국어를 잘 한다고 혹은 외국인이기 때문에 글로벌 인재로 포함시키기는 어렵다. 국내 대기업의 평가기준은 이런 수준이지만 말이다. 2000년대 초부터 삼성, LG, SK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인재급 직원을 구체적으로 몇 명이나 채용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10 여 년이 흐른 지금 글로벌 인재채용으로 성과를 봤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설혹 유능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글로벌 인재를 채용했다고 해도 국내 대기업의 기업문화 속에서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회장이 직접 나서서 채용한 유능한 인재마저 조직부적응을 이유로 퇴사한다.
LG가 조직변화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변화촉진자의 역할이 중요한데,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누가 변화촉진자가 되려고 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는 어렵다.
회장의 의지는 순간적이고, 조직생활은 장기적이라는 사실을 잘 아는 기존 직원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위험한 행동’을 하는 업무를 선택할 가능성도 낮다. 이런 이유로 내부 직원은 변화촉진자가 될 가능성이 낮고, 외부인은 매혹적인 유인책을 제공하지 않는 이상 어려운 임무를 맡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조직변화는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구호가 아니라 행동양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
◇ 우수한 유연성과 적응력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조직으로 변신해야
LG도 국내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업무분장은 체계적으로 되어 있지 못하다. 그런대로 업무의 구분이 되어있는 삼성과는 달리 상황에 따라 업무를 배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LG 직원은 상황변화에 잘 적응하면서 유연성과 적응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주어진 업무에 전문성을 가진 삼성직원과는 달리 LG직원은 어떤 일이든지 주어지면 최고의 효율은 아니지만, 적절한 수준의 성과는 낸다.
삼성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가 아니면 맡지 않으려고 하지만, LG 직원들은 지시 받은 업무는 대부분 소화하려고 노력한다. 대기업의 업무가 연구개발 직무를 제외하고 특별한 전문성이 없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기업경영에서 중요한 3가지 요소는 사업선택, 자원배분, 인력운용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인력운용이다.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업무를 분장해야 한다.
국내 대기업조차도 주먹구구식의 업무분장으로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업무분장이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지만, 유연성과 적응력을 약화시킨다.
대기업 직원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적인 관리업무 자체가 전문성이 없어 업무분장의 필요성이 낮지만, 새로운 사업을 선택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원칙을 세우기 위해서는 관련 직원의 전문성을 신장시켜야 한다.
LG의 직원이 업무경계를 두지 않아 유연성이 뛰어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전문성이 약한 것이 단점이다. LG 조직이 가장 약한 것이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거나 마케팅을 하는 능력이라고 지적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업무분장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은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서 한계가 있다. 한꺼번에 모든 직원의 업무를 분장하고 전문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에 특정 직무에 한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업기획이나 마케팅 직무를 먼저 대상으로 하고, 영업, 총무, 제조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조직의 변화나 혁신은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 LG도 기존의 장점은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조직변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유연성이나 적응력은 ‘창의적’이라는 말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창의력, 창의인재, 창조경제 등이 21세기 경영의 화두이기 때문에 LG의 장점을 파악하는 것이 조직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 계속 -
LG뿐만 아니라 대기업 조직자체가 현상유지적 보수적인 분위기에 무사안일(無事安逸)을 추구하는데, 실행력을 가지라고 하는 것은 무리다. 구본무 회장이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연일 독한 조직으로 변신하라는 주문을 내고 있지만 바뀔 수 있을지 의문이다.
LG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4번째 DNA인 조직(Organization)을 일(job)과 사람(people)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 인화가 창의적 갈등을 저해하는 주범(?)
나이와 서열을 중시하는 유교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는 조직이 대기업이다. 어른을 존경하고 따르는 긍정적인 면보다 ‘보수적이고, 권위적이다’라는 부정적 요소가 더 강하게 남아 있다. 리더가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솔선수범해야 하고, 조직을 이끌 경륜과 지혜를 갖고 있어야 한다.
대기업의 리더 중 다수는 이런 자질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위를 앞 세운다. 경륜과 지혜로 부하를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개방적 토론이나 합리적인 의사결정보다는 ‘무조건적 지시와 명령’이 일상화되어 있다.
LG는 구씨와 허씨가 동업을 하면서 상대방을 존중하기 위해 인화를 강조했다. 오너 일가의 많은 가족들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면서 합의를 중시할 필요성도 높았다.
인화는 조화로운 업무수행의 필수적인 요소이고, LG의 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안정적인 성장이 보장되고,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독점사업을 영위할 때는 인화가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인화는 더 이상 장점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빠른 의사결정과 현상을 타파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상명하복이 보편화된 보수적인 대기업 조직에서 인화를 강조하다 보니 창의적 갈등이 생기기 않는다.
구본무 회장은 탁월한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체질과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된다고 강조한다. 일하는 방식을 바꿔 실력을 쌓아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력을 쌓는 방법이 개인간의 무한경쟁이 아니라 모든 임직원의 합심해 실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바람직하다. 시장선도성과에 따라 임직원의 실적을 평가하고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도 내 비쳤다.
IMF 외환위기 이후 미국식 성과주의가 소개되고, 조직경영에 반영되면서 부작용도 속출했다. 개인주의에 기반한 성과주의는 내부의 화합과 결속을 방해했고,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법칙만 통용되게 만들었다. 한 두 명의 천재가 조직을 살리는 아이디어를 낼 수는 있지만, 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것은 조직 전체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결국 개인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한 미국식 성과주의 폐단을 보완할 수 있는 수정된 성과주의, 즉 조직차원에서 구성원의 화합을 강조한 체계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구본무 회장도 이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 조직의 인화는 창의적 갈등을 저해하는 주범으로 평가된다. 인화 속에서 창발적 갈등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21세기 정보화 시대 글로벌 경쟁에는 살아 남기 위해서는 집단적 창의 사고노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긍정적 효과를 내는 집단지성이 작동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을 고민해야 한다. LG의 인화정신은 시대를 앞서가고, 미래지향적인 조직의 운용정신이기 때문에 잘 살려야 한다.
◇ 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변신하겠다지만 조직변화 가능성은 불투명
최근 LG전자는 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변신하겠다는 신념으로 품질강화와 시장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R&D, 전략기획, 상품기획 등의 부서를 중요 시 하고 있다.
그동안 인화를 중시하고, 오너 일가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 좌면우고(左眄右顧)하면서 도전정신, 패기, 개척정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컨설팅기업의 조언에 따라 ‘2등 전략’을 선택했고, 이 전략이 LG의 침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보수적인 수성(守城)전략으로 살아 남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고, 공격을 위해 빠르고 강한 조직이 되겠다는 발상을 한 것이다.
조직변화(Organizational Change)를 위해서는 기존 직원은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해야 하는데, 이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룹 회장이나 계열사 경영진이 구호로 외치고, 인사에 반영한다고 엄포를 놓는다고 쉽게 실행되지 않는다.
환골탈태를 했는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개발해야 하는데, 이것은 더욱 어렵다.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지표를 선정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난다.
조직변화를 위해서는 변화촉진자(Change Agent)의 선정이 중요한데 기존의 직원을 활용할 수도 있고,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수도 있다. 보수적인 조직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직원은 왕따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변화촉진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변화촉진자 선정에 관한 모티브(motive)를 제공하기 위해 신기술개발, 신사업을 시작하는 기업들이 채용하는 글로벌 인재의 현황을 살펴보자. 글로벌 인재란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다양한 외국어에 능통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단순히 외국에서 학위를 받았거나, 외국어를 잘 한다고 혹은 외국인이기 때문에 글로벌 인재로 포함시키기는 어렵다. 국내 대기업의 평가기준은 이런 수준이지만 말이다. 2000년대 초부터 삼성, LG, SK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인재급 직원을 구체적으로 몇 명이나 채용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10 여 년이 흐른 지금 글로벌 인재채용으로 성과를 봤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설혹 유능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글로벌 인재를 채용했다고 해도 국내 대기업의 기업문화 속에서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회장이 직접 나서서 채용한 유능한 인재마저 조직부적응을 이유로 퇴사한다.
LG가 조직변화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변화촉진자의 역할이 중요한데,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누가 변화촉진자가 되려고 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는 어렵다.
회장의 의지는 순간적이고, 조직생활은 장기적이라는 사실을 잘 아는 기존 직원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위험한 행동’을 하는 업무를 선택할 가능성도 낮다. 이런 이유로 내부 직원은 변화촉진자가 될 가능성이 낮고, 외부인은 매혹적인 유인책을 제공하지 않는 이상 어려운 임무를 맡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조직변화는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구호가 아니라 행동양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
◇ 우수한 유연성과 적응력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조직으로 변신해야
LG도 국내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업무분장은 체계적으로 되어 있지 못하다. 그런대로 업무의 구분이 되어있는 삼성과는 달리 상황에 따라 업무를 배분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LG 직원은 상황변화에 잘 적응하면서 유연성과 적응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주어진 업무에 전문성을 가진 삼성직원과는 달리 LG직원은 어떤 일이든지 주어지면 최고의 효율은 아니지만, 적절한 수준의 성과는 낸다.
삼성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가 아니면 맡지 않으려고 하지만, LG 직원들은 지시 받은 업무는 대부분 소화하려고 노력한다. 대기업의 업무가 연구개발 직무를 제외하고 특별한 전문성이 없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기업경영에서 중요한 3가지 요소는 사업선택, 자원배분, 인력운용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인력운용이다.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업무를 분장해야 한다.
국내 대기업조차도 주먹구구식의 업무분장으로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업무분장이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지만, 유연성과 적응력을 약화시킨다.
대기업 직원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적인 관리업무 자체가 전문성이 없어 업무분장의 필요성이 낮지만, 새로운 사업을 선택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원칙을 세우기 위해서는 관련 직원의 전문성을 신장시켜야 한다.
LG의 직원이 업무경계를 두지 않아 유연성이 뛰어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전문성이 약한 것이 단점이다. LG 조직이 가장 약한 것이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거나 마케팅을 하는 능력이라고 지적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업무분장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은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서 한계가 있다. 한꺼번에 모든 직원의 업무를 분장하고 전문화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에 특정 직무에 한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업기획이나 마케팅 직무를 먼저 대상으로 하고, 영업, 총무, 제조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조직의 변화나 혁신은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 LG도 기존의 장점은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조직변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유연성이나 적응력은 ‘창의적’이라는 말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창의력, 창의인재, 창조경제 등이 21세기 경영의 화두이기 때문에 LG의 장점을 파악하는 것이 조직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
- 계속 -
저작권자 © 엠아이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