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1편 대기업 24. LS 기업문화 (2) 비전-목표와 책임... LS 파트너십으로 작금의 경영위기를 돌파하기를 바란다
아름다운 사촌경영도 윤리경영 하에서만 빛을 발해
민진규 대기자
2014-04-07
LS는 2013년 그룹창립 10주년을 맞이해 지난 성과에 대해 자화자찬(自畵自讚)했다. 출범 10년 만에 외형성장 4배를 기록해 재계서열 13위를 기록한 것은 대단한 성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10주년 잔치를 충분히 즐길 겨를도 없이 터진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은 LS에게 장미빛 미래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 줬다.

기업이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건전한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으로서 역할도 해야 한다. 즉 사회적 책임의 이행은 이익을 늘리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LS의 기업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첫 번째 DNA인 비전(Vision)을 목표(goal)와 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평가해 보자.


◇ LS 파트너십으로 작금의 경영위기를 돌파하기를 바란다

2003년 L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2005년 LS 체제를 구축하면서 구자홍 회장은 그룹의 경영이념을 ‘LS 파트너십(LS Partnership)’이라고 선포했다. LS 파트너십은 고객과 함께하는 기업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구자홍 회장은 
LS의 비전은 고객에서 리딩 솔루션(Leading Solution)을 제공하고 사회에 공헌하며, 임직원의 꿈이 이루어지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LS의 이름이 선도적 해법이라는 의미인 Leading Solution의 머리글자에서 따 왔다는 것이다.

LS는 한정된 사업구조로 인해 성장을 위해서는 혁신(innovation)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식해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2011년에는 새로운 그룹의 비전을 발표했는데, LS 파트너십의 의미를 존중과 배려, 신뢰를 기반으로 주인의식을 가진 인재들이 탁월한 성과를 내면서 함께 성장하자는 의미로 해석했다. 이는 2010년부터 추진한 창의적 인재육성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절박감과 연구개발의 성과는 창의적인 인재의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는 인식을 했기 때문이다. 인화를 강조해 정체되었던 LG그룹에 비해 삼성그룹은 성과주의를 표방해 급성장했다는 것도 LS 파트너십의 의미를 재해석하게 만든 배경이다. 


그룹이 출범된 이후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LS는 2010년부터 정체된 내수시장과 전선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아이템 확대와 글로벌 경영을 주창하게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부터 혁신을 강조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경영목표에 반영됐다.

2010년 경영목표는 그린경영 가속화, 글로벌경영 심화, 창의적 인재육성 및 효율적 연구개발(R&D)에 집중 등이다. 그린경영은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 신재생 에너지, 지능형 건물 및 주거환경 솔루션, 자원 재활용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목표다.

글로벌경영은 20여 개국 100여 곳에 사업거점을 구축해 완성한다. 창의적 인재는 융∙복합화되는 연구개발 환경에 필수적인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주도할 수 있다.


경영방침을 수정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성과는 크기 않아, 구자열 회장이 취임한 2013년부터는 중점경영방침을 새롭게 정했다.

2013년 4가지 중점 경영방침은 저성장 기조극복을 위한 경영체질 개선, 지속적인 신성장동력 발굴, 글로벌시장 확대,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행 등이다. 그린 비즈니스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한 것은 2010년의 경영방침 중 하나인 그린경영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2013년은 원전비리가 터지면서 경영방침의 수행보다는 사태수습에 급급 하느라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해, 2013년 경영방침을 2014년에도 수정 없이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2014년은 새로운 시대를 위한 내실 있는 성장을 경영방침의 목표로 설정했다. 어떤 내∙외부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위기를 극복하고, 2014년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 비친 것이다. 함께 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는 LS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도 경영지침으로 정했다.

현재 LS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구자열 회장은 LS전선 대표이사 때 직원 명함에 
No Innovation, No Future, 즉 혁신 없이 미래 없다를 문구를 새기게 했다. 현재 LS의 경영환경도 뼈를 깎는 혁신노력을 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구자열 회장이 자신이 회장이 된 후 원전비리와 같은 경영위기가 터질 것을 예상해 이런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우연찮게 자신의 좌우명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서양에서는 위기를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험한 순간이라고 해석해 두려워하지만, 동양에서는 위험하지만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위험보다는 기회에 중점을 둔다. LS가 올해의 경영방침처럼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 내실 있는 성장을 하느냐, 못하느냐는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결방안을 찾느냐에 달렸다. 

◇ 아름다운 사촌경영도 윤리경영 하에서만 빛을 발해

구자열 회장은 2013년 신년사에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이를 경영방침에 포함시켰다. 원전비리와 각종 담합혐의가 터질 것을 미리 예견하지는 않았지만, 시대적 사명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2013년 출범한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지면서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했던 MB정부의 부작용이 하나씩 드러날 것이라는 것은 직감했다고 볼 수 있다.

계열사인 LS네트웍스는 자전거 유통사업에 의욕적으로 뛰어 들었다가 골목상권 침해논란을 거치면서 철수하기도 했다. 그리고 기업의 규모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다지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LS는 2014년 신년하례식을 하면서 준법경영 선포식을 거행했다. 2013년 원전납품비리를 반성하기 위한 조치다. 윤리와 준법경영을 모든 업무의 기본 가치로 삼고 불공정행위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一罰百戒)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또한 기타 그동안 추진했던 과학영재 양성프로그램, 해외봉사활동, 불우이웃돕기 등의 사회적 공헌활동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사회적 책임이 단순한 시혜적 활동이 아니라 기업의 책무라고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4년 1월 2일자로 발표한 준법경영선언문은 3개 항으로 구성돼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회사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국내외 법규와 회사규정을 준수하고 위법행위를 하지 않으며,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고 엄정하게 대처하고, 준법경영을 통해 고객, 주주,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증진에 기여하고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이행 등이다.

LS가 야심 차게 선포한 준법경영선언문의 내용은 소극적 윤리경영 개념에 한정돼 아쉬움을 남긴다. 기업의 윤리경영은 불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수동적인 자세를 넘어 건전한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창출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능동적인 태도(attitude)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보면 LS의 준법경영선언문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기 보다는 원전비리로 표출된 국민의 비난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겉치레 행사의 일환으로 보인다.

실제 시민단체들은 LS가 윤리경영을 제대로 실천하려면 원전비리사태에 대해 법원의 판결만 기다리지 말고,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훼손된 기업이미지가 사과 몇 마디로 복원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말한다.

시민들의 의식은 앞서가고 있는데, 대기업 오너와 경영진들의 사회에 대한 인식은 변화가 없다는 것도 임기응변 땜질 처방만 내는 이유다. 


윤리경영은 오너의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해야 완성된다. 기업의 가치(value)는 리더가 솔선수범해 지켜야 임직원들까지 전파된다. 윤리경영도 마찬가지다. 국내 대기업 오너들이 말로만 윤리경영을 외치기 때문에 윤리경영이 정착되지 않는 것이다.

이제 오너의 개인적 이익과 영달만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 생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LS도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임직원의 윤리준수의지를 고양시키고자 한다면 오너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룹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랑하는 
아름다운 사촌 경영도 자신들의 이익이 아니라 임직원의 이익, 기업의 이익, 사회의 이익, 국가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챙겨야 빛난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우치기를 바란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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