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 선거공약 평가] 42. 쇠락하는 전통시장 상권… 체질개선 ‘발등의 불’
주거환경 악화… 출산장려금 지원하다고 인구 늘어날까, 문화·관광자원과 상권 연계할 콘텐츠 적극 개발 나서야
1943년 일제가 경성부에 구(區)를 설치하며 시작된 서울특별시 중구의 역사는 화려한 영화를 거쳐 몰락하는 중이다. 종로구와 더불어 서울의 상업 중심지로 군림했지만 강남이 개발되면서 한 차례 부침을 겪었다. 이후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자 우리나라 2대 도매시장인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마저 침몰하는 중이다.
오래된 건물과 낙후된 생활 인프라로 주민이 떠나면서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급기야 중구청은 낮은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출산 가정에 산후조리비 100만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로 12만여 명으로 쪼그라든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
외국인이 가장 방문하고 싶어 하는 지역 중 하나인 명동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과거의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6·1 지방선거에서 중구청장 후보자가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구청장은 공무원에서 정치인으로 이동 중
역대 민선 중구청장은 김동일·성낙합·정동일·박형상·최창식·서양호·김길성이다. 민선1·2·3기 김동일은 서울시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관선으로 동작구청장·중구청장을 지냈다. 2004년 중구청장직을 중도에 사퇴하고 17대 국회의원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3기 보궐 성낙합은 경찰공무원으로 출신으로 거제경찰서장·부천중부경찰서장·서울남대문경찰서장을 거쳐 경남지방경찰청 차장으로 근무했다. 4기 정동일은 기업인으로 3대 중구의원과 5·6대 서울시의원을 거치며 정치적 기반을 닦았다.
5기 박형상은 변호사 출신 정치인으로 서울중구문화원과 중구청 고문변호사로 인연을 맺었다. 국정홍보처·한국소비자원·국민권익위원회·영상물등급위원회·방송위원회 등에서 다양한 직위를 거쳤다. 5기 보궐·6기 최창식은 서울시에서 사무관으로 출발해 행정부시장까지 승진했다.
7기 서양호는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치활동에 참여했다. 8기 김길성은 언론인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후 정치권으로 진출해 성공했다. 정치인으로 드물게 민간 기업과 공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6·1 지방선거에서 중구청장에 당선된 국민의힘 김길성은 더불어민주당 서양호와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들이 제시한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당선된 김길성은 5대 공약으로 △사람이 돌아오는 중구 △잘사는 중구 △행복한 중구 △소통하는 중구 △행정동별 공약 등을 제시했다. 공약은 간단했지만 선거에서 현직 구청장을 꺾었다.
낙선한 서양호는 △중구 65세 모든 어르신께 매월 10만 원 지급 △모든 초등학생에게 아침밥 제공 △중구 중·고등학생 학부모에게 매월 교육비 10만 원 지급 △공공산후조리원 설립 및 산후조리비 지원 △행정복합청사·서울메이커스파크 신규 조성 및 재건축, 재개발 적극 지원으로 신속 추진 등을 제시했다.
▲ 서울시 중구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 과학기술 0% vs 사회·문화 59.2%
8기 구청장에 당선된 김길성은 선거공보물에 △어르신들이 살기 좋은 새로운 중구(4) △오세훈과 함께 중구를 새로운 명품도시(6) △교육 때문에 떠나가는 중구를 돌아오는 중구(4) △취미생활이 보장되는 중구(4) △초라한 모습의 중구를 쾌적한 삶의 도시(4) 등 5대 전략·22개 세부공약과 지역 공약 60개 등 총 80개를 제시했다.
김 구청장은 당선된 후 △숲·사람·건물이 하나 되는 중구(6) △남녀노소 행복한 복지 중구(5) △사람이 돌아오는 교육 중구(5) △활기가 넘치는 경제 중구(6) △구민이 주인 되는 중구(5) 등 5대 전략·27개 세부공약으로 조정했다. 홈페이지에 구체적인 공약이행에 대한 방안을 공개하지 않아 재조정된 공약을 분석했다.
국정연은 김 구청장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약 27개를 요소별로 다시 분류했다. 세부과제는 정치(6)·경제(5)·사회(9)·문화(7)·과학기술(0)로 구성됐으며 사회 공약이 33.3%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문화 공약 26.0% △정치 공약 22.2% △경제 공약 18.5% 순이며 미래 먹거리인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 공약은 △남산 고도제한 완화 △지역 내 발생하는 갈등을 조정하는 소통기획 전담 조직 구성 △온라인 소통 창구와 양방향 대화 채널 운영 △빅데이터·인공지능(AI) 민원처리 시스템을 통한 선진 시스템 마련 △찾아가는 행정서비스, 열린 대화 채널 등 소통 창구 개설 등이다.
둘째, 경제 공약은 △명동 상권회복을 위한 내실 있는 지원으로 재도약 계기 마련 △남대문·중부·인현·중앙시장 등 전통시장 활성화 추진 △무교동 낙지·신당동 떡볶이·을지로 노가리골목 브랜드화로 골목상권 활성화 △동대문 패션타운·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주변 일대 패션·뷰티산업 활성화로 지역경제 회복 △소상공인·소비자 간 플랫폼 도입, 일자리 창출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말한다.
셋째, 사회 공약은 △다산로 구간을 업무·상업·주거가 공존하는 살기 좋은 도시로 조성 △세운 재개발로 경쟁력 있는 도시 조성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로 양질의 주택 공급 △찾아가는 ‘시니어 건강센터’ 운영 △출산장려금과 산후조리비용 지원 확대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으로 보육 공공성 강화 등으로 다양하다.
넷째, 문화 공약은 △양질의 온라인 교육 콘텐츠 개발·보급과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교육 환경 개선 △관내 저명인사·대학교수 등과 1:1 멘토링 제도 도입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청소년 이러닝 프로그램 플랫폼 운영 △DDP 뷰티페스티벌·서울패션위크·K컨텐츠와 연계한 문화관광 축제 개최 등이다.
다섯째,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 허황된 공약으로 도심 쇠퇴 막기 불가능
김 구청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16점으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세운 재개발로 경쟁력 있는 도시 조성은 부도심이 주거지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운상가를 주거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것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 세운상가 재개발은 20년 이상 정체돼 있으며 경제·사회 공약 대부분도 달성하기 어렵다.
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중구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26점을 획득했다. 출산장려금과 산후조리비용 지원 확대는 주거환경 악화로 지역 주민이 줄어들고 있어 출산장려금을 지원한다고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낮다.
차라리 중장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인구 유입 효과가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구의 인구는 2012년 13만3360명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2월 기준 12만437명으로 감소했다. 유동인구가 거주 인구의 3배에 달할 정도로 많지만 지역 발전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며 18점을 받았다. 빅데이터·AI 민원처리 시스템을 통한 선진 시스템 마련은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어떤 행정서비스를 선진화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4차 산업혁명의 조류에 편승한 공약에 불과하다.
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6점을 획득했다.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청소년 이러닝 프로그램 플랫폼 운영은 현재 EBS 교육 프로그램도 잘 개발돼 있으며 중구의 학생도 많지 않아 독자적인 플랫폼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
중구의 학생 숫자는 △유치원 1002명 △초등학교 4808명 △중학교 1805명 △고등학교 6185명 등 1만3800명으로 강남구의 △유치원 2938명 △초등학교 2만5829명 △중학교 1만6400명 △고등학교 1만7608명 등 6만2775명 대비 22%에 불과하다. 강남구도 독자 교육 플랫폼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26점을 받았다. 동대문 패션타운·DDP 주변 일대 패션·뷰티 산업 활성화로 지역경제 회복은 필요한 사업이지만 제한된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된다.
동대문 시장을 주로 이용하던 중국 보따리상 대부분이 떠나면서 상권이 붕괴된 이후 회복 기미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가격 경쟁력만으로 옛 명성을 되찾을 가능성은 낮다.
종합적으로 김 구청장의 선거공약은 4년 동안 27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102점으로 달성률은 40.8%에 불과하다. 서울시장뿐 아니라 대통령도 낙후된 중구의 지역경제를 살릴 묘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중구의 쇠퇴는 불가피하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오래된 건물과 낙후된 생활 인프라로 주민이 떠나면서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급기야 중구청은 낮은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출산 가정에 산후조리비 100만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로 12만여 명으로 쪼그라든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
외국인이 가장 방문하고 싶어 하는 지역 중 하나인 명동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과거의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6·1 지방선거에서 중구청장 후보자가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구청장은 공무원에서 정치인으로 이동 중
역대 민선 중구청장은 김동일·성낙합·정동일·박형상·최창식·서양호·김길성이다. 민선1·2·3기 김동일은 서울시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관선으로 동작구청장·중구청장을 지냈다. 2004년 중구청장직을 중도에 사퇴하고 17대 국회의원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3기 보궐 성낙합은 경찰공무원으로 출신으로 거제경찰서장·부천중부경찰서장·서울남대문경찰서장을 거쳐 경남지방경찰청 차장으로 근무했다. 4기 정동일은 기업인으로 3대 중구의원과 5·6대 서울시의원을 거치며 정치적 기반을 닦았다.
5기 박형상은 변호사 출신 정치인으로 서울중구문화원과 중구청 고문변호사로 인연을 맺었다. 국정홍보처·한국소비자원·국민권익위원회·영상물등급위원회·방송위원회 등에서 다양한 직위를 거쳤다. 5기 보궐·6기 최창식은 서울시에서 사무관으로 출발해 행정부시장까지 승진했다.
7기 서양호는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치활동에 참여했다. 8기 김길성은 언론인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후 정치권으로 진출해 성공했다. 정치인으로 드물게 민간 기업과 공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6·1 지방선거에서 중구청장에 당선된 국민의힘 김길성은 더불어민주당 서양호와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들이 제시한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당선된 김길성은 5대 공약으로 △사람이 돌아오는 중구 △잘사는 중구 △행복한 중구 △소통하는 중구 △행정동별 공약 등을 제시했다. 공약은 간단했지만 선거에서 현직 구청장을 꺾었다.
낙선한 서양호는 △중구 65세 모든 어르신께 매월 10만 원 지급 △모든 초등학생에게 아침밥 제공 △중구 중·고등학생 학부모에게 매월 교육비 10만 원 지급 △공공산후조리원 설립 및 산후조리비 지원 △행정복합청사·서울메이커스파크 신규 조성 및 재건축, 재개발 적극 지원으로 신속 추진 등을 제시했다.
▲ 서울시 중구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 과학기술 0% vs 사회·문화 59.2%
8기 구청장에 당선된 김길성은 선거공보물에 △어르신들이 살기 좋은 새로운 중구(4) △오세훈과 함께 중구를 새로운 명품도시(6) △교육 때문에 떠나가는 중구를 돌아오는 중구(4) △취미생활이 보장되는 중구(4) △초라한 모습의 중구를 쾌적한 삶의 도시(4) 등 5대 전략·22개 세부공약과 지역 공약 60개 등 총 80개를 제시했다.
김 구청장은 당선된 후 △숲·사람·건물이 하나 되는 중구(6) △남녀노소 행복한 복지 중구(5) △사람이 돌아오는 교육 중구(5) △활기가 넘치는 경제 중구(6) △구민이 주인 되는 중구(5) 등 5대 전략·27개 세부공약으로 조정했다. 홈페이지에 구체적인 공약이행에 대한 방안을 공개하지 않아 재조정된 공약을 분석했다.
국정연은 김 구청장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약 27개를 요소별로 다시 분류했다. 세부과제는 정치(6)·경제(5)·사회(9)·문화(7)·과학기술(0)로 구성됐으며 사회 공약이 33.3%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문화 공약 26.0% △정치 공약 22.2% △경제 공약 18.5% 순이며 미래 먹거리인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요소별 주요 공약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 공약은 △남산 고도제한 완화 △지역 내 발생하는 갈등을 조정하는 소통기획 전담 조직 구성 △온라인 소통 창구와 양방향 대화 채널 운영 △빅데이터·인공지능(AI) 민원처리 시스템을 통한 선진 시스템 마련 △찾아가는 행정서비스, 열린 대화 채널 등 소통 창구 개설 등이다.
둘째, 경제 공약은 △명동 상권회복을 위한 내실 있는 지원으로 재도약 계기 마련 △남대문·중부·인현·중앙시장 등 전통시장 활성화 추진 △무교동 낙지·신당동 떡볶이·을지로 노가리골목 브랜드화로 골목상권 활성화 △동대문 패션타운·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주변 일대 패션·뷰티산업 활성화로 지역경제 회복 △소상공인·소비자 간 플랫폼 도입, 일자리 창출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말한다.
셋째, 사회 공약은 △다산로 구간을 업무·상업·주거가 공존하는 살기 좋은 도시로 조성 △세운 재개발로 경쟁력 있는 도시 조성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로 양질의 주택 공급 △찾아가는 ‘시니어 건강센터’ 운영 △출산장려금과 산후조리비용 지원 확대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으로 보육 공공성 강화 등으로 다양하다.
넷째, 문화 공약은 △양질의 온라인 교육 콘텐츠 개발·보급과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교육 환경 개선 △관내 저명인사·대학교수 등과 1:1 멘토링 제도 도입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청소년 이러닝 프로그램 플랫폼 운영 △DDP 뷰티페스티벌·서울패션위크·K컨텐츠와 연계한 문화관광 축제 개최 등이다.
다섯째, 과학기술 공약은 1개도 없다.
◇ 허황된 공약으로 도심 쇠퇴 막기 불가능
김 구청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16점으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세운 재개발로 경쟁력 있는 도시 조성은 부도심이 주거지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운상가를 주거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것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 세운상가 재개발은 20년 이상 정체돼 있으며 경제·사회 공약 대부분도 달성하기 어렵다.
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중구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26점을 획득했다. 출산장려금과 산후조리비용 지원 확대는 주거환경 악화로 지역 주민이 줄어들고 있어 출산장려금을 지원한다고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낮다.
차라리 중장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인구 유입 효과가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구의 인구는 2012년 13만3360명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2월 기준 12만437명으로 감소했다. 유동인구가 거주 인구의 3배에 달할 정도로 많지만 지역 발전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며 18점을 받았다. 빅데이터·AI 민원처리 시스템을 통한 선진 시스템 마련은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어떤 행정서비스를 선진화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4차 산업혁명의 조류에 편승한 공약에 불과하다.
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6점을 획득했다.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청소년 이러닝 프로그램 플랫폼 운영은 현재 EBS 교육 프로그램도 잘 개발돼 있으며 중구의 학생도 많지 않아 독자적인 플랫폼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
중구의 학생 숫자는 △유치원 1002명 △초등학교 4808명 △중학교 1805명 △고등학교 6185명 등 1만3800명으로 강남구의 △유치원 2938명 △초등학교 2만5829명 △중학교 1만6400명 △고등학교 1만7608명 등 6만2775명 대비 22%에 불과하다. 강남구도 독자 교육 플랫폼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26점을 받았다. 동대문 패션타운·DDP 주변 일대 패션·뷰티 산업 활성화로 지역경제 회복은 필요한 사업이지만 제한된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된다.
동대문 시장을 주로 이용하던 중국 보따리상 대부분이 떠나면서 상권이 붕괴된 이후 회복 기미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가격 경쟁력만으로 옛 명성을 되찾을 가능성은 낮다.
종합적으로 김 구청장의 선거공약은 4년 동안 27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102점으로 달성률은 40.8%에 불과하다. 서울시장뿐 아니라 대통령도 낙후된 중구의 지역경제를 살릴 묘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중구의 쇠퇴는 불가피하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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