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윤석열 대통령 공약평가] 03. 보수라 칭하기 부끄러운 윤석열정부 공약 수준
북한 핵무기 등 안보위협 대응 고민하며 다수 공약 제시... 안보 역량 강화 추진했지만 비상계엄령에 군대 동원해 명예 실추시켜
민진규 대기자
2025-05-17
21대 대통령선거 운동이 시작된지 5일이 지났지만 유세 분위기는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5월17일 국민의힘 1호 당원이라고 자부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을 선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여당인 국민의힘에 대선을 승리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당원에게도 김문수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러한 정치적 행동이 21대 대선에 어떤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보수당은 안보와 경제에 대한 책임 의식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정치 집단이다.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가 탄핵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안보 관련 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ARMOR)’ 모델을 적용해 평가했다.

▲ 제 20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외교 관련 선거 공약 분석 [출처=iNIS]


◇ 군대 관련 공약으로 안보 역량 강화 추진... 북한 핵무기 등 안보위협 대응 고민하며 다수 공약 제시

윤석열정부가 내세운 110대 공약은 정치행정 23개, 경제산업 24개, 사회복지 35개, 문화교육 15개, 과학기술 13개 등으로 구성됐다. 정치행정 공약 중 안보와 밀접하게 관련된 12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군대와 관련된 공약은 △국가 사이버안보 대응역량 강화 △군 복무가 자랑스러운 나라 실현 △미래세대 병영환경 조성 및 장병 정신전력 강화 △제2창군 수준의 「국방혁신 4.0」추진으로 AI 과학기술 강군 육성 △한‧미 군사동맹 강화 및 국방과학기술 협력 확대 등 6개로 구성됐다.

다음으로 북한 관련 안보 공약은 △북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의 획기적 보강 △북한 비핵화 추진 △남북간 인도적 문제 해결 도모 △남북관계 정상화, 국민과 함께하는 통일 준비 등 4개로 많지 않다.

마지막으로 외교 관련 공약은 △능동적 경제안보 외교 추진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공동이익에 기반한 동아시아 외교 전개 △지구촌 한민족 공동체 구축 등 3개에 불과하다.

◇ 달성 의지도 없었고 운영할 능력도 없었던 안보 관련 공약... 보수라 칭하기 부끄러운 윤석열정부 공약 수준

윤석열 정부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달성 가능성은 △북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의 획기적 보강 △남북간 인도적 문제 해결 도모 △남북관계 정상화, 국민과 함께하는 통일 준비 △군 복무가 자랑스러운 나라 실현 △미래세대 병영환경 조성 및 장병 정신전력 강화 △제2창군 수준의 「국방혁신 4.0」추진으로 AI 과학기술 강군 육성 등을 평가했다.

윤석열정부는 전임 문재인정부와 달리 대북 강경노선을 선택했다.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고 한반도 평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군사력을 동원해 억누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남북관계는 악화됐고 북한은 급기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러시아에 군수물자를 지원하고 군대를 파병했다.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드론전쟁, 근접 전투, 포병전 등 현대전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러시아로부터 미사일 개발, 잠수함, 구축함 등 신무기에 대한 지원을 획득했다.

윤석열정부의 정책 추진으로 남북한은 더욱 격렬하게 대치했고 남북한 인도적 문제나 정상화는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산가족 상봉이나 경제협력 등은 꿈도 꾸지 못했다.

군 복무가 자랑스럽과 미래세대 병영환경을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심을 받으며 무너졌다.

세월호 사고를 은폐하다가 탄핵을 자초한 박근혜정부의 전철을 되밟은 셈이다. 특히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령에 특전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 국군방첩사령부 등 군부대를 동원하며 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1979년 12·12 군사쿠데타 세력에 대한 역사적 단죄가 미흡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비상계엄령을 '계몽령'이라고 변명하는 추태를 보이고 있어 협조한 군 지휘부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군의 사기를 북돋아주고 '국방혁신 4.0'으로 과학강군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어디로 사라지고 군 지휘부와 술판을 벌이며 비상계엄령을 논의했다니 한심할 따름이다. 

적절성은 공약이 군사안보와 군대의 사기 고양에 필요한 것인지 평가하는 지표다. 달성가능성에 포함된 공약 대부분은 좋은 공약이지만 윤석열정부가 달성하기 위해 전혀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만 강조한다.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완료나 이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며 북한 비핵화 추진을 분석했다. 윤석열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추진한 정책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실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 클린턴 행정부부터 시작된 30년이 넘은 불가능한 미션에 속한다. 그럼에도 김영삼정부,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 문재인정부는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북한의 자극하거나 방조하기보다 대화의 장에 끌어내야 비핵화 논의라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윤석열정부는 명확한 외교정책도 없으면서 입으로만 북한 비핵화를 외치다 망가졌다.

운영성은 공약을 추진할 역량을 보유했는지 판단하는 지표이며 △국가 사이버안보 대응역량 강화 △한‧미 군사동맹 강화 및 국방과학기술 협력 확대 △능동적 경제안보 외교 추진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공동이익에 기반한 동아시아 외교 전개 △지구촌 한민족 공동체 구축 등으로 적용했다.

국가 사이버안보 역량은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며 중요한 이슈다. 재래식 무기와 더불어 사이버정보전쟁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의 시대가 열렸다.

안보의 중요성을 더 잘 알고 있는 보수정부인 박근혜정부와 윤석열정부는 군 정보기관을 권력 유지를 위한 도구로 악용했다가 몰락했다.

박근혜정부는 국군기무사령부와 사이버사령부를 댓글공작에 동원해 관련자의 처벌을 피하지 못했다. 윤석열정부는 방첩사령부에게 국가정보원, 정보사령부 등을 동원해 비상계엄령을 주도하도록 명령했다. 관련자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미 군사동맹의 강화는 나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명확하지 않다. 능동적 경제안보 외교를 추진한다고 강조했지만 경제안보를 위해 무슨 정책을 펼쳤는지 모르겠다.

동아시아 외교에 중점을 뒀지만 정작 일본과 외교가 개선됐다는 평가도 받지 못했다. 일본은 강대국으로 능수능란한 외교전략으로 유명한 국가다. 대일외교도 의욕만 앞세웠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

합리성은 공약이 안보를 강화하고 군대의 사기를 고양하는데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지표다. 다수 공약이 합리적이기는 하지만 달성하려는 의지가 부족했거나 운영할 능력이 없어서 아쉽다.

종합적으로 윤석열정부는 안보 관련 공약은 달성가능성, 측정가능성, 윤영성 모두 하(下)로 평가를 받았다.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부족했다고 보여진다.

1990년대 이후 보수와 진보가 교차집권하며 나름 정책의 초점이 구분됐다고 믿었는데 오산이었다. 특히 이명박정부, 박근혜정부, 윤석열정부 모두 보수라 칭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보수의 가치를 내팽겨쳤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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