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026년 9회 지방선거] 8. 강원 속초시 국민의힘 이병선 시장··· 설악동 재건 등 관광산업 활성화 성공 가능성 낮아
사회·문화 공약 81.1% vs 경제·과학기술 공약 7.6%··· 보수 출신의 독주 속에서 지역활성화 대책은 부재
박재희 기자
2024-07-17

▲ 8회 지방선거 - 강원 속초시장 이병선 주요 공약[출처=iNIS]

동해안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강원도 속초시는 설악산 국립공원, 울산바위, 속초해수욕장, 전망대, 속초중앙시장 등 유명한 명소들을 갖추고 있다. 동명항과 대포항이 있는 동해는 한류와 난류가 교류하고 있어 어족이 풍부해 수산업과 관광업이 발달했다.

5월22일 속초시의회는 문어 낚시를 금지하는 '속초시 낚시행위 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해 찬반 논란이 거세다. 조례안은 속초시장 관할 수역 내 대문어, 참문어, 돌문어 등 문어 3종을 낚시로 잡지 못하도록 해 속초해역 수생태계 및 수산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다.

어민에 의한 1년 365일 금어기 없는 문어 포획은 외면한채 책임을 낚시꾼들에게 전가한다는 진영과 조례 제정을 환영하는 연승어업인들이 대립하고 있다. 2022년 제8회 속초시 지방선거 당선자가 제시한 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ARMOR)’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보수 출신의 독주 속에서 지역활성화 대책은 부재

역대 민선 속초시장은 동문성·채용생·이병선·김철수 등이다. 민선 1·2·3기 동문성은 언론인 출신 정치인으로 경향신문, 조선일보 기자를 역임했으며 1기 민주당, 2·3기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4·5기 채용생은 내무부, 국무총리실, 강원도청 등에 근무한 공무원 출신으로 속초시 부시장을 지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재선에 당선됐으나 6기 3선에 도전했으 이병선과 경쟁해 낙선했다.

7기 김철수는 3대째 이어온 지역 토박이로 청호동장, 조양동장, 속초시 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정계 입문한 김철수는 무소속에서 시작해 바른정당, 무소속 등으로 당적을 변경해 논란이 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초선 군수직에 당선됐다.

6·8기 이병선은 한국산업은행, 국회 입법비서관, 경동대학교 비서실 실장 등을 지냈으며 민선3·4기 도의원을 지냈다. 5기때 무소속으로 한나라당으로 출마한 채용생과 경쟁해 낙선했으나 6기는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7기때는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김철수와 경쟁해 밀려났다.

이병선은 8기 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더불어민주당 주대하와 경쟁해 재선됐다. 후보자들이 제시한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당선된 이병선은 △동서고속철 조기 착공과 완공 △역세권개발을 통해 미래지향적 도시 완성 △코로나 일상회복 긴급 T/F팀 신설·운용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책 우선 시행 △소상공인·자영업자 특례보증대출 확대 시행 △임대료 나눔제 도입 △어린이병원 및 영어도서관 등을 제시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낙선한 주대하는 △양양국제공항 활성화 방안 모색 △속초항을 크루즈관광, 북방경제 수출입전용 무역항 △동해북부선(부산~제진), 동서고속철 △무분별한 개발 자제, 친환경 복합도시건설, 관광인프라 창출 △물 부족 문제해결, 종합병원급 원스톱 의료시스템 구축 등 속초시민의 삶의 질 개선 등을 핵심 공약으로 발표했다.

◇ 사회·문화 공약 81.1% vs 경제·과학기술 공약 7.6%

이병선 시장은 6개 분야 53개 세부 공약을 발표했다. 6개 분야는 품격있는 미래도시(4개), 행복도시(13개), 좋은도시(9개), 상생도시(7개), 클린도시(9개), 건강도시(11개) 등을 포함한다.

이 군수의 공약을 오곡밸리 요소인 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기술 등으로 구분해 보면 정치(행정)(6)·경제(산업)(4)·사회(복지)(31)·문화(교육)(12)·과학(기술)(0) 등으로 구성됐다. 사회(복지) 공약이 전체의 58.5%를 차지했으며 △문화(교육) 공약 22.6% △정치(행정) 공약 11.3% △경제(산업) 공약 7.6% △과학(기술) 공약 0.0%로 각각 집계됐다.

정치행정 공약은 △설악권행정협의회 운영 재개 △코로나19 일상회복 긴급 대응 추진단 신설 운영 △공보미디어실 신설·운영 △60년만의 속초 시청사 이전 추진 △영랑·장사지역 각종 규제 개선 △국가 유공자 및 참전용사 예우 강화 등 6개다.

경제산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책 우선 시행 △소상공인 자영업자 특례보증대출 확대 시행 △속초사랑상품권 발행 △청호동 해변 인근 낭만포차 개장 등 4개다.

사회복지는 △동서고속철 조기 착공과 완공 지원 △역세권개발을 통해 미래지향적 도시 완성 △어린이 전문병원 △보건의료서비스 확대 제공 △안전과 도시미관 저해하는 빈집 대대적 정비 △보육시설 종사자 처우 개선 △임신에서 출산, 육아까지 단계별 지원하는SS(Step-Support)시스템 도입 등 31개다.

문화교육은 △실내생활 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종합체육관 건립 △어린이 영어도서관 △실향민 문화 전승 사업 △종합경기장 파크골프장 확충 및 육상보조트랙 이전사업 △스포츠마케팅 적극 전개 △설악동의 사계절 힐링관광 인프라 조성 △설악산 둘레 생태수목원 조성 등 12개다.

과학기술 분야 공약은 1개도 없다. 이 시장은 군의원 재선, 시장 재선에도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미래 세대 먹거리를 창조할 공약을 개발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 및 관광 분야에 초점을 맞췄지만 미래 세대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지열 소멸은 피하기 어렵다.

◇ 설악동 재건 등 관광산업 활성화 성공 가능성 낮아


▲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선거공약 - 8기 속초시장 공약평가 결과[출처=iNIS]

이 시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의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달성가능성은 재선에 성공한 이병선 시장이 임기 4년 동안 공약을 완료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동서고속철 조기 착공과 완공 지원, 어린이 전문병원, 설악동의 사계절 힐링관광 인프라 조성 등을 선정했다. 동서고속철은 1987년 처음 추진됐으며 2027년 말 완공 예정이었으나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으로 2029년에 개통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린이 전문병원은 지역소멸 뿐 아니라 저출산으로 아동인구가 감소하고 있어 전문병원의 존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악동의 사계절 힐링관광 인프라 조성은 기존 인프라가 낙후돼 있으며 개선한다고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적절성은 공약이 속초시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60년만의 속초 시청사 이전 추진, 보육시설 종사자 처우 개선 등을 선정해 평가했다. 시청사 이전 추진은 2023년 6월까지 입지 선정을 끝내기로 했으나 특혜 의혹, 기존 청사 유지 의견 등이 분분해 여진히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보육시설 종사자 처우 개선은 복리수당을 신설하고 국가 또는 광역 단위와 동급의 수당을 신설한다고 보육시설 종사자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것 아니다. 종사자들이 봉사와 희생과 헌신을 통해 직업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측정가능성은 이 시장이 개발한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역세권개발을 통해 미래지향적 도시 완성, 스포츠마케팅 적극 전개,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책 우선 시행, 보건의료서비스 확대 제공, 안전과 도시미관 저해하는 빈집 대대적 정비, 경로당 환경개선 및 확충 등을 분석했다.

역세권개발을 통해 미래지향적 도시 완성은 5100억 원을 투자해 철도역 및 주변 지역을 개발하는 정비사업으로 2027년 개통 예정인 동서고속화철도, 동해북부선 철도 사업에 맞춰 2030년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역관광산업, 해양, 국제 크루즈와 연계한 마이스(MICE) 복합타운 조성 등도 쉽지 않다.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어린이 영어도서관, 실향민 문화 전승 사업 등을 고려 대상으로 선택했다. 어린이 영어도서관은 글로벌 인재양성에 기여하기 위해 46.3억 원을 들여 도서관을 건립하는 사업이나 전문 컨텐츠 및 프로그램 개발이 어려워 성공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내생활 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종합체육관 건립, 속초사랑상품권 발행 등을 파악했다. 3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실내 종합체육관을 새롭게 건립하기보다 기존 청초생활체육관, 청소년수련관, 척산 실내 생활체육관 등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합적으로 재선으로 당선된 이 시장의 선거공약을 살펴본 결과 국정연이 평가하는 5가지 영역 모두 하(下) 평가를 받았다. 춘천시, 화천군, 철원군,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과 마찬가지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한국산업은행과 국회 입법비서관 등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정책 개발을 위해 노력했으나 미진했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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